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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서 도플갱어를 만나고 국기를 바꾼 나라 

등급아이콘 레벨아이콘 커뮤관리자 0 389 02.11 14:16

 세상에는 국기가 정말 비슷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는 같은 동네에 있는 나라들이고 동군연합으로 묶인 적도 있으니 그래서 그런건가 할 수 있지만..





 국기 뒤집어 놓은거 아닙니다. 코트디부아르와 아일랜드 국기에요. 서로 별 접점이 없는 나란데도 이렇습니다.




 루마니아나 차드는.... 하나만 놓고 어딘지 맞추라면 자신있게 맞출 사람 몇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는 못합니다.



 인도네시아-모나코-폴란드 등 이런 사례는 더 있지만 나열하면 끝이 없으니 이정도로 줄이고...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유사한 국기가 있다는 걸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을 겁니다.

 온세상을 들쑤시고 다녔으니 유니언 잭이나 프랑스 삼색기는 많이들 알고 있었겠지만,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겠는 소국의 국기라면 아무래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겠죠?



 


 아이티(Republic of Haiti)는 카리브해의 히스파니올라섬의 서부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국기는 파란색과 빨간색이 들어가 있는 2색기(bicolor flag)에 아이티의 국가 문장을 넣은 형태입니다. 


 이 나라에서 널리 퍼져있는 이야기에 따르면, 독립 투쟁 지도자가 식민 지배국 프랑스의 삼색기에서 흰색은 백인 유럽인을 상징하는 거라고 버리도록 하고, 파란색은 흑인을, 붉은색은 혼혈(물라토)을 나타내는 것이라면서 대녀에게 남은 두 부분을 꿰매어 합치도록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게 국기가 된거죠.

 

 배열을 상하가 아니라 좌우로 바꾸기도 했고, 파란색을 검은색으로 변경한 적도 있지만, 아이티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사용된 국기 도안은 저 형태였습니다. 



 민간용 선박임을 표시하기 위해 민간기(civil flag)를 따로 정해둔 국가들이 있는데, 보통 공식 국기에 있는 국가 문장을 생략합니다. 


 


 아이티의 민간기 또한 국장이 없는 형태입니다. 올림픽에서도 20세기 초반에는 이 깃발을 썼다고 하네요.


 


 대서양을 건너서....


 


 리히텐슈타인(Principality of Liechtenstein)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안산시 정도 크기의 소국입니다.


  


 유럽에서는 각 영토를 상징하는 깃발은 통치가문의 문장 색을 따오는게 일반적이었다고 합니다.


 이 나라 또한 신성로마제국의 공국이던 시절에는 리히텐슈타인 가문 문장에 있는 노란색과 붉은색을 깃발색으로 썼지만, 1866년에 독일 연방을 탈퇴하면서 완전한 독립국이 된 이후에는 사용인들의 제복에 쓰던 색을 국가색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국가와 가문을 분리하고 싶었거나 아니면 독립국이 된 것을 국기 변경을 통해 알리고 싶었나 봅니다. 


 1921년에 제정된 헌법으로 공식화된 리히텐슈타인의 국기는 이랬습니다.


 



 자, 이제 왜 이 두나라의 이야기를 했는지 아시겠죠?



 국기가 이정도로 똑같다는 사실을 양국 모두 한동안 몰랐다고 합니다.


 외교 무대에서 만날 일이 없었냐구요? 

 두 나라가 1대1로 엮일 일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이나 그때나 딱히 없을 것 같죠? 

 다자외교무대의 경우, UN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에 아이티는 첫해부터 참여했으나 리히텐슈타인은 소국이란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했습니다. 

 1919년에 협정을 맺은 이후 리히텐슈타인이 직접 대사를 파견하지 않은 나라와의 외교 업무는 스위스가 위임해서 처리하고 있다고 하니 더더욱 직접 만날 일이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리히텐슈타인이 하계올림픽에 첫 출전(아이티는 1900년에 첫 참가)한 1936년이 되서야 양국은 서로의 국기를 처음으로 인지했다고 합니다.


 응? / 응?


 ... 같은 상황이 된거죠. 


 베를린에서의 경험 이후, 아이티는 민간기 대신 중간에 국가 문장이 박혀있는 국기의 활용빈도를 늘렸다고 합니다. 

 리히텐슈타인 또한 확실하게 변화를 줬습니다.

 

 바로 다음해에 아이티와 헷갈리지 않게 왼쪽 위에 왕관을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국이란 사실도 확실하게 알리는 이 도안이 현재 이 나라의 국기입니다.



 아, 동계올림픽 중이니 마지막으로 두 국가의 올림픽 성적을 살펴보면...

 
 

 2023년 추산 인구 약 1150만명인 아이티는 1900년부터 올림픽에 참여하여 은메달 1개(1928, 사격), 동메달 1개(1924, 육상)를 획득했습니다. 
 동계올림픽은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이 첫 참가였고, 이번에는 크로스컨트리와 알파인 스키에 한명씩 선수가 출전 중.


 리히텐슈타인의 통산 성적은 인구가 4만명을 조금 넘는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네요.

 알프스 자락에 위치한 국가라 그런지 저 모든 메달은 알파인 스키에서 나왔습니다. 가장 최근은 2018 평창 여자 슈퍼대회전 동메달.


 이번 올림픽에는 총 8명의 선수가 알파인 스키, 크로스컨트리, 봅슬레이에 나갑니다.




올림픽에서 도플갱어를 만나고 국기를 바꾼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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