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한심한 일” 에제 하이재킹, 짠돌이 레비 회장 탓…돈 아끼다 참사 “더 썼으면 문제 없었다”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토트넘 홋스퍼 FC가 크리스털 팰리스 FC의 에베레치 에제 영입을 눈앞에서 라이벌 아스널 FC에 내줬다. 이번에도 발목을 잡은 건 특유의 늑장 협상이었다.
공신력 있는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21일(이하 한국시간) SNS를 통해 “아스널이 에제 영입에 나섰으며, 선수 또한 합류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토트넘이 팰리스 및 선수 측과 막바지 협상을 이어가던 중 하베르츠의 부상 이후 아스널이 영입 속도를 높였다. 에제가 최종적으로 아스널을 선택한다면 토트넘은 대체 자원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0년 팰리스에 입단한 에제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2022/23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0번 역할을 맡아 40경기 10골 4도움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43경기 14골 11도움으로 팀의 에이스로 군림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를 꺾은 FA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구단 120년 역사상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날카로운 드리블과 패스로 리버풀 수비를 흔들며 건재함을 입증했고, 이에 제임스 매디슨이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토트넘이 그를 낙점하고 빠르게 영입에 나섰다.

그러나 토트넘은 스스로의 미숙함으로 눈앞에서 에제를 놓치게 됐다.
토트넘 내부 사정에 밝은 풋볼 런던의 알리스터 골드 기자는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토트넘은 팰리스와 합의했고, 에제와 개인 합의도 마쳤다. 선수는 토트넘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팰리스가 유럽대회 출전을 이유로 최종 확정을 미루는 사이 일이 벌어졌다”며 “토트넘 팬이라면 알겠지만, 이렇게 시간을 끌면 언제든 다른 클럽에 빼앗길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가장 최악의 상대가 나타났다. 바로 아스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릴 적부터 아스널 팬이었던 에제는 13세 때 아카데미에서 방출됐지만, 줄곧 친정 복귀를 꿈꿔왔다. 아스널은 팰리스의 요구 조건을 그대로 수용했고, 약 6,800만 파운드(약 1,279억 원)에 합의가 이뤄졌다. 에제가 아스널을 택한 건 ‘놀라운 반전’이 아니라 예정된 수순이었다”며 “결국 문제는 단순하다. 토트넘 조금만 더 일찍, 더 큰 금액을 제시했더라면 팰리스가 버티지 못했을 것이고 아스널이 끼어들 기회조차 없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즉, 토트넘 특유의 돈을 아끼기 위한 협상이 자초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토트넘은 총액 6,000만 파운드(약 1,126억 원) 규모의 조건을 준비했다. 구체적으로는 확정 이적료 5,500만 파운드(약 1,032억 원)에 500만 파운드(약 93억 원)의 보너스를 얹는 구조였다. 팰리스와 일정 부분 합의가 이뤄졌지만, 결과적으로 구단이 요구한 6,800만 파운드에는 미치지 못했다. 결국 뒤늦게 가세한 아스널의 ‘하이재킹’에 당하고 만 것이다.
끝으로 골드는 “토트넘은 또다시 넘버10 자리를 메울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말 한심한 일이다”라며 이번 이적시장에서 구단의 무능한 행보를 맹비난했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뉴스, 알레스데어 골드 유튜브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