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온라인 테러’에 선수들 몸살→선수협 “읍소합니다” 긴급 호소... MLB는 24시간 경호+형사 고발, KBO 대응 …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한국 프로야구(KBO)가 몰지각한 온라인 폭력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KBO 선수들을 향한 악성 다이렉트 메시지(DM)와 댓글이 가족·사생활 영역까지 침투했다.
지난 7일 한화 이글스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 브룩 와이스는 사생활 침해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아파트 헬스장 직원이 집까지 찾아와 초인종을 누르고 ‘사인볼 12개’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반려견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디아즈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서 “한국에서 받은 사랑에 감사하지만 가족에게 해를 가하겠다는 협박과 반려견 독살 위협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더는 참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한화 이도윤은 최근 가족 계정으로 악성 DM을 받았다. 16일 NC전에서 문동주가 타구에 팔을 맞고 쓰러지자 이도윤은 동료의 상태를 확인하려 마운드로 향했고, 그 순간 NC 최정원이 다가오자 등을 토닥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를 두고 일부 팬은 "상대팀한테 웃지 말고 우리 팀 분위기부터 생각하라"는 황당한 훈계 메시지를 가족 계정에 보냈다.
단순 비판을 넘어 협박·사생활 침해가 선수단 전체를 옥죄는 모양새다. 결국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20일 공식 호소문을 발표했다. 선수협은 “악플을 넘어 신상 털기, 가족 협박 등 범죄에 준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이어 팬과 구단이 함께 ‘건강한 응원 문화’를 만들자고 읍소했다. 선수와 가족의 안전, 최소한의 인격권을 지키는 선을 존중해 달라는 메시지다.

메이저리그(MLB)도 예외는 아니다.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지난 5월 등판에서 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7실점으로 부진 뒤 가족이 살해 협박을 받았다. 그는 구단을 통해 MLB 보안팀과 현지 경찰에 즉시 신고했고 구단주는 24시간 경호를 붙였다.
보스턴 레드삭스 타자 리암 헨드릭스는 지난 5월 뉴욕 메츠전 패배 직후 자신의 SNS로 그와 아내를 향한 살해 협박 메시지를 공개하며 “더는 참지 않겠다”라고 맞섰다. 당시 구단은 가족석 상시 보안·원정 전담 경호 등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
현재 MLB에서는 사이버 추적 인력과 전담 보안 프로토콜을 가동해 법적 대응을 병행한다. 선수나 가족이 위협을 접수하면 구단 보안팀이 즉시 증거(캡처·링크·발신 계정)를 수집해 MLB 시큐리티와 조사국(DOI)에 보고하고, 지역 경찰 공조 수사까지 일사불란하게 이어진다.
MLB 사무국은 사이버 분석 인력을 운영해 익명 계정 식별·삭제를 지원하며 구단은 필요시 가족석 상시 보안·원정 전담 경호를 배치하고 형사 고발까지 병행한다. 실제로 보스턴 구단은 사이버 프로그램 분석가를 통해 협박 계정 삭제에 나섰고 원정 전담 경호를 붙였다. 휴스턴은 가족석에 24시간 제복 경찰을 두는 등 선수와 가족 보호를 강화했다.

KBO에서는 선수협의 공개 호소가 먼저 나왔다. 그러나 온라인 협박이 반복되는 현 상황에서 대응 체계는 더 촘촘해져야 한다. MLB처럼 관할 경찰과 즉각 공조하는 라인 구축, 홈·원정 경기 가족석 전담 보안 상시 배치, 선수·가족을 위한 24시간 핫라인과 통역·상담 연계, 사안별 법적 대응 매뉴얼 등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
사진=이도윤 가족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