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亞 최고 투수 류현진도 벌벌 떨었던 쿠어스 필드, 세계 최고 선수 오타니도 '끙끙' 4이닝 5실점, 아찔한 강습 타구…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 필드. 이곳은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극단적인 '타고투저' 구장이며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린다. 해발 고도는 무려 1,610m. 이 때문에 공기가 건조하고 밀도가 낮아 투수들이 쉽게 지치며 패스트볼의 회전수도 평소와 달리 감소한다.
역대 아시아 투수 중 단일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류현진(한화 이글스)도 쿠어스 필드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다. 당시 콜로라도 타선에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찰리 블랙몬, 트레버 스토리(보스턴 레드삭스) 등 강타자가 있었기도 했으나 워낙 쿠어스 필드의 특성이 류현진을 괴롭혔다. 그의 콜로라도 원정 통산 성적은 7경기에 출전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6.54로 3경기 이상 등판한 구장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다.

류현진을 넘어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선수에 도전하는 오타니도 21일(이하 한국시간) 생애 첫 쿠어스 필드 등판에 나섰다. 종전까지 오타니는 지난 2021년 올스타전에서 1이닝을 던졌다. 올스타전은 정식 경기가 아닌 이벤트 경기이기에 부담이 없다.
오타니는 이날 5이닝을 맡을 예정이었다. 이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를 타선에서 제외할 생각도 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이날도 1번 타자로 타순에도 이름을 올렸다.

투수 오타니는 1회 말 세 타자를 공 10개로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하지만 2회 조던 백에게 안타를 맞은 뒤 미키 모니악에게 던진 시속 99.1마일(약 159.5km)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려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브렌트 도일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아 첫 실점을 기록했다. 콜로라도는 올랜도 아르시아가 희생 플라이를 추가해 1점을 더 올렸다.
3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오타니는 4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재앙이 시작됐다. 백에게 안타, 워밍 베나블에게 2루타를 맞았다. 이때 마이클 콘포토의 송구 실수가 나오면서 1루 주자가 홈까지 들어왔다. 다행스럽게도 베나블의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3루에서 아웃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위기는 이어졌다. 모니악에 안타를 허용한 오타니는 도일에 안타를 맞아 1, 3루에 몰렸다. 곧바로 다음 타자 아르시아가 오타니의 다리에 공을 맞히며 타점을 추가했다. 강습 타구에 맞은 오타니는 잠시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마크 프라이어 투수 코치와 트레이너가 올라와 그의 상태를 확인한 뒤 괜찮다는 사인을 받고 그대로 마운드에 남았다.
다음 타자 라이언 리터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한 오타니는 타일러 프리먼에게 5번째 실점을 헌납했다. 다행히 에제키엘 토바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길었던 이닝을 마쳤다.

오타니는 이날 4이닝 9피안타 5실점이라는 이번 시즌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시속 99.1마일(약 159.5km)에 그쳤으며 포심 헛스윙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한편, 투수 오타니와 달리 타자 오타니는 1회 첫 타석에서 2루타를 터트렸다. 3회 2번째 타석에선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5회 볼넷낸 그는 5회 현재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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