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팀은 최신형 대포 들고 나오는데...단발성 소총밖에 없는 롯데, 이제는 가을 야구도 힘들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지난 2010년대 후반부터 메이저리그(MLB) 야구 키워드는 '홈런의 시대'였다. 과학의 발달로 투수들의 구위가 갈수록 좋아지면서 연속 안타로 인한 득점이 어려워지자, 타자들은 큰 '한 방'을 노렸다.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 무키 베츠(LA 다저스),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신체 조건이 왜소하고 파워가 부족한 선수들도 발사 각도의 변화를 통해 많은 홈런을 생산해내는 쪽으로 전략을 가져갔다.

이번 시즌 KBO리그는 '투고타저'의 시대다.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 드류 앤더슨(SSG 랜더스), 알렉 감보아(롯데 자이언츠) 등 구위가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타자들의 성적이 확실히 떨어졌다. 지난해 리그 평균 타율은 0.277 OPS는 0.772에 이르렀지만, 올해는 타율 0.259 OPS는 0.712에 그친다. 근 10년을 비교해도 리그 전체 타율은 가장 낮다.
따라서 득점을 올리기 위해선 홈런 한 방이 중요해진 상황.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를 알고도 활용하지 못하는 팀이 있다. 바로 롯데다.

롯데는 이번 시즌 117경기 동안 단 57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해당 부문에서 리그 압도적인 최하위에 그쳤다. 9위 KT 위즈와의 격차는 무려 22개이며, 1위 삼성 라이온즈(124개)보다는 2배 이상 적다.
전반기 롯데는 강력한 '소총 부대'로 리그를 점령했다. 전반기 팀 타율 0.280으로 리그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타율이 0.233까지 급락했다. 여기에 홈런까지 한 자릿수에 머물자, 연료가 완전히 바닥났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 3-5로 패한 롯데의 모든 득점은 홈런에서 나왔다. 3회 초 빅터 레이예스가 손주영을 상대로 기록한 3점 홈런 하나였다. 즉 현재 롯데의 타격 페이스라면 홈런이 터지지 않는 한 득점 생산이 어렵다는 것이다.
소총 부대의 총알이 다 떨어진 롯데는 이제 가을 야구를 바라보기도 버거워졌다. 지난 20일 롯데가 패하고 SSG는 승리하면서 둘의 순위는 뒤바뀌다. 최근 11경기에서 1무 10패를 기록하며 58승 4무 55패(승률 0.513)로 리그 4위까지 떨어진 롯데는 공동 5위 KT, KIA 타이거즈와의 격차가 고작 1.5 경기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