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문동주 동기’ 유망주, 드디어 하이싱글A 적응? 이정후처럼 생일에 홈런 작렬…‘5경기 OPS 1.254’

[SPORTALKOREA] 한휘 기자=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KBO리그에서 날아다니는 사이, 미국에서 묵묵히 도전 중인 외야 유망주가 드디어 살아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하이싱글A 피오리아 치프스에서 뛰는 조원빈은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데이 에어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마이너 리그 하이싱글A 데이턴 드래곤스와의 경기에 9번 지명타자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조원빈은 2회 초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다만 2루까지 노리다가 우익수 아리엘 알몬테의 좋은 송구에 아웃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진 두 타석에서도 각각 우익수 뜬공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9회 초 마지막 타석에서 대포를 가동했다. 좌완 브라이스 휴바트의 2구를 통타했고,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올해 하이싱글A에서 때려낸 4번째 홈런. 팀은 3-14로 크게 졌으나 조원빈의 활약은 긍정적이었다.

2003년생인 조원빈은 김도영, 문동주 등과 동기다. 서울컨벤션고의 주축 선수로 맹활약하며 당해 서울권 1차 지명 유력 후보로 꼽혔다. 컨택과 장타력, 주루, 수비까지 두루 갖춘 ‘5툴’ 외야수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조원빈은 KBO리그 대신 메이저리그(MLB)라는 꿈에 도전했다. 2022년 1월 16일 세인트루이스와 계약금 50만 달러(약 7억 원)에 계약했다. 그해 루키 리그에서 마이너 무대에 입문했고, 이듬해 싱글A 팜비치 카디널스에 합류했다.
싱글A 첫 시즌부터 조원빈은 10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 7홈런 52타점 32도루 OPS 0.765로 준수한 성과를 남겼다. 기대보다 홈런은 적었으나 준수한 출루율(0.376)과 빠른 발 등 강점을 잘 드러냈다. MLB 파이프라인이 평가하는 팀 내 유망주 순위에서도 9위까지 올랐다.

이에 커진 기대감을 안고 지난해 하이싱글A 피오리아에 합류했다. 그런데 부진이 시작됐다. 107경기에서 타율 0.227 2홈런 28타점 13도루 OPS 0.612로 타격감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유망주 순위에서도 30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올해도 유의미한 반등은 없었다. 전반기 5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5에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OPS도 0.615로 지난해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수준. 더블A도 못 가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천천히 살아나고 있다. 8월 1일 벨로잇 스카이카프(마이애미 말린스 산하)를 상대로 드디어 홈런을 신고하더니, 이달 들어 3개의 홈런을 더 터뜨렸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타율 0.389(18타수 7안타) 2홈런 6타점 OPS 1.254로 흐름이 좋다.

공교롭게도 20일은 조원빈의 생일이기도 했다. 생일 기념으로 안타에 홈런까지 치면서 잊을 수 없는 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조원빈과 같은 날 생일인 선수가 한 명 더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다.
때마침 이정후도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홈런 포함 2안타로 활약하며 생일을 맞은 한국인 좌타자들이 이역만리 타국에서 펄펄 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침 두 선수 모두 ‘5툴 외야수’ 자원이기도 하다.
물론 ‘빅리거’ 이정후와 달리 조원빈은 아직 도전자의 입장.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최근 반등이 기폭제가 돼 발전한다면 빅리그로의 길을 충분히 닦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