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역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돌부처' 오승환이 은퇴를 선언하자, 새로운 '끝판 대장'이 삼성에 등장했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지난 6일, KBO리그를 넘어 일본 우에하라 고지와 함께 아시아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로 꼽히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은퇴를 선언했다. 시즌 종료 후 거취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놀랄 수밖에 없는 소식이었다.

오승환은 KBO 무대에서만 무려 427세이브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는 어린 나이에도 엄청난 세이브 페이스를 보이는 정해영(KIA 타이거즈)도 넘볼 수 없는 엄청난 역사다. 게다가 일본프로야구리그(NPB) 한신 타이거스에서 2시즌 동안 80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서도 지난 2016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마무리를 맡았다.
종전까지 삼성은 오승환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지난해 오승환의 은퇴를 대비해 차기 마무리 투수로 김재윤을 4년 58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했으나 쉽지 않았다. 올해 '아기 사자' 이호성이 시즌 중반 혜성같이 등장했지만, 그 역시 지난 7월부터 와르르 무너지며 마무리 자리를 내려놨다.
하지만 오승환의 은퇴 소식이 들려온 뒤 김재윤이 부활을 알리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김재윤은 지난 2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선발 투수 원태인의 호투로 7회까지 4-1로 3점 차 리드를 지켰던 삼성은, 8회 신인 배찬승이 2점을 헌납하며 4-3까지 쫓기는 상태였다.
김재윤은 첫 타자 김휘집을 가볍게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이어 대타로 등장한 박세혁은 6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마지막 타자 권희동 역시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재윤은 이날 묵직한 패스트볼과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슬라이더, 낙차 큰 포크볼을 활용해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이는 마치 오승환의 투구를 연상하게 만드는 장면. 오승환 역시 패스트볼, 슬라이더, 포크볼을 집중적으로 활용하는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

전반기까지 김재윤은 공의 위력이 떨어져 상대 타자에게 장타를 맞기 일쑤였다. 32이닝 동안 피홈런이 무려 7개에 달했으며, 이 때문에 평균자책점은 6.7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후반기 11경기 11⅓동안 그는 단 1개의 피홈런만을 기록. 평균자책점은 0.79에 불과하다.
김재윤이 살아나면서 삼성은 드디어 뒷문 걱정을 말끔하게 지웠다. 덕분에 멀어졌던 가을 야구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55승 2무 58패(승률 0.487)로 5위 KIA 타이거즈(54승 4무 54패 승률 0.500)와는 불과 1.5게임 차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