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日 타격왕 제쳤다! 타율 0.344+OPS 0.936...장타·콘택·주루 ‘삼박자’ 완성, ‘亞 최고 타자’ 타이틀 …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일본 타격왕을 넘어섰다.
20일(한국시간) 시즌 7호 홈런이자 올해 첫 리드오프 홈런을 날린 이정후의 타격감이 예사롭지 않다. 올 시즌 전반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제치고 아시아 최고 타자로 떠올랐던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보다도 훨씬 뜨겁다.
이정후는 시즌 타율과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에서 모두 스즈키를 앞서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정후의 타율은 0.262, 스즈키는 0.247이다.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른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이정후가 2.2, 스즈키가 2.1로 근소하지만 우위를 지켰다.
무엇보다 8월 상승세가 격차를 벌리고 있다. 이정후는 8월 17경기에서 64타수 22안타, 2루타 7개·3루타 2개·홈런 1개로 타율 0.344, OPS 0.936을 찍었다. 지난 4일 뉴욕 메츠전에서 4안타 경기를 만들었고, 20일 샌디에이고전에서는 아치를 그리며 흐름을 이어 갔다. 이달 들어 2루타 7개가 터진 가운데 멀티히트 4경기로 타선에 불을 지폈다.

반면 스즈키의 8월은 출루로 버텼지만 장타가 줄며 OPS가 0.694까지 떨어졌다. 한 달 합계 53타수 12안타로 타율 0.226, 장타율 0.321로 수치만 놓고 보면 이정후가 월등하다.
물론 스즈키도 결정적 장면을 만들었다. 지난 7일 신시내티 레드전에서는 솔로포로 경기 흐름을 바꿨고, 17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는 8회 결승 적시타를 때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월간 기록 전체로 보면 장타 생산이 뜸해 팀 중심타자로서의 파괴력이 다소 약화됐다.

이정후는 8월 들어 초구 스윙률을 시즌 초반 17%에서 26%까지 끌어올리며 보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냈다. 또 시즌 초반(3~4월) 삼진율이 약 13.4%였던 것과 비교해 8월에는 10.5%까지 낮추며 헛스윙을 최소화했고, 2루타 7개와 3루타 2개를 더해 장타 비중까지 크게 높였다. 이와 같은 공격 효율은 특유의 주루 가치와 결합돼 WAR 2.2로 스즈키(2.1)를 앞서게 했다.
이와 달리 스즈키는 볼넷이 늘어난 대신 장타에서 난조를 보이며 월간 생산성이 떨어졌다. 장타 비중도 12안타 중 3개(25%)에 그쳤다. 이 부분이 두 선수의 OPS 격차로 직결됐다.

스즈키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두 차례(2019·2021) 타격왕에 올랐고 ‘일본의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수식어가 그의 커리어를 설명해왔다. 그러나 최근의 퍼포먼스는 그 명함과는 결이 다르다. 상승 곡선은 분명 이정후가 더 가파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