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새삼 대단하네’ 이런 투수 상대로 ‘5할 타자’라니…‘ERA 1.71’ 압도적, “그가 올해 우리 팀 MVP” 극찬…

[SPORTALKOREA] 한휘 기자= “닉 피베타는 최근 2달간 야구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피베타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정후에게 리드오프 홈런(7호)을 맞았다. 이후 볼넷 2개를 주며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크리스찬 코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을 막았다. 그리고 피베타의 흔들림은 이것이 마지막이었다.
2회 세 타자를 범타로 정리하며 안정을 찾았다. 3회에는 엘리엇 라모스에게 몸에 맞는 공을 제외하면 3명을 전부 삼진 처리했고, 4회에도 도미닉 스미스의 안타 이후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5회에 다시 득점권 위기가 왔다. 1사 후 이정후에게 중전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이어 6회에는 케이시 슈미트와 코스를 삼진 처리하는 등 재차 삼자범퇴를 달성하고 포효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피베타의 호투에 타선도 6회까지 5점을 뽑으며 응답했다. 결국 샌디에이고가 5-1로 이겼고, 피베타에게 승리가 기록됐다.

모두의 예상을 한참 뛰어넘은 호투다. 캐나다 출신의 1993년생 우완인 피베타는 데뷔 후 한 번도 시즌 평균자책점이 4점대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해 보스턴 레드삭스를 거치면서 항상 3~5선발 정도의 입지였다.
지난해까지 MLB 통산 성적은 223경기(178선발) 1,029⅓이닝 56승 71패 평균자책점 4.76 1139탈삼진으로 평범했다. 그래도 최근으로 올 수록 세부 지표가 좋아졌고, 로테이션을 꾸준히 책임진 점 등이 높게 평가되며 샌디에이고와 FA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4년 총액 5,500만 달러(약 770억 원). ‘오버페이’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5,500만 달러가 저렴해 보일 정도로 호투 중이다. 올 시즌 피베타의 성적은 25경기 147⅓이닝 13승 4패 평균자책점 2.81이다.

20일 기준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7위, 다승 2위, 탈삼진 공동 10위 등을 기록하며 샌디에이고의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32세의 나이로 뒤늦게 잠재력이 만개하며 팬들의 박수를 받는다.
지난해 29.1%에 달했던 슬라이더 비중을 18.6%로 줄였고, 그 자리를 커브와 투심, 커터 등으로 채우며 레퍼토리를 다양화했다. 그 여파로 지난 2년간 10개를 넘겼던 9이닝당 탈삼진(K/9)이 9.41개로 조금 줄었지만, 9이닝당 피홈런이 데뷔 후 처음 1개 미만으로 줄어드는 등 장타 억제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당연히 현지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샌디에이고 관련 팟캐스트 ‘디바인 스포츠 가스펠’은 이날 피베타가 호투하자 SNS를 통해 “피베타가 2025년 샌디에이고 구단의 MVP다”라며 “신이시여”라고 감탄했다.
‘프레스노 스포츠 매거진’의 기고가 앨 스캇은 피베타의 기록을 공유하며 “최근 2달간 야구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수”라고 호평했다.

피베타가 호투를 이어 가며 뜻밖에도 이정후도 재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후는 올해 유독 피베타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인다. 4월 30일 첫 맞대결에서 적시타를 쳐냈고, 6월 5일 만남에서는 2루타 포함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지난 14일에도 피베타 상대 3루타를 친 이정후는 오늘 경기에서 홈런에 2루타를 추가하면서 강세를 이어 갔다. 이정후의 올해 피베타 상대 기록은 타율 0.500(12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 OPS 1.667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