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으로 협박하고 아이 계정에 비난, 선수 향한 ‘사이버 폭력’…선수협이 입 열었다, “도 넘은 행위 자제 호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최근 이어지는 야구선수들의 SNS를 향한 ‘사이버 폭력’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입을 열었다.
선수협은 20일 호소문을 내고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행해지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도 넘은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이를 자제해 줄 것을 읍소 드린다”라고 알렸다.
프로 선수들의 SNS를 향한 ‘사이버 폭력’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예전부터 이어져 왔다. 한동안 대응이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야구 인기 상승과 함께 선수의 SNS에 인신공격을 자행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다시금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며칠 전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가 SNS ‘스토리’로 올린 것이 대표적이다. 디아즈는 “항상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족에게 해를 끼치려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아내를 해치겠다는 협박을 받았고, 반려견들을 독살할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7일에는 한화 이글스 이도윤이 공격 대상이 됐다. 한 팬이 이도윤의 아이들 사진을 올리는 계정까지 찾아와 16일 경기 도중 이도윤의 행동을 보고 “상대팀한테 웃지 말고 우리 팀 분위기부터 생각하라”라며 비속어를 섞어 비난을 퍼부었다.
애초에 디아즈와 이도윤 모두 이렇게나 비난받을 행동을 한 적이 없을뿐더러, 그렇다 하더라도 선을 넘은 인신공격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럼에도 일부 인물들은 굳이 SNS까지 찾아가 직접적으로 비난 세례를 퍼부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KBO나 선수협에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 선수협이 호소문을 냈다. 선수협은 “(최근 뜨거운 야구 인기는) 프로야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나 응원팀·선수에 대한 애정을 밑바탕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의욕이 앞선 노력이 일부에게는 오해를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다. 혹은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삐뚤어진 팬심을 과도하게 표현한 것일지도 모른다”라며 “최근 선수들의 SNS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몰지각한 행위는 이미 도를 넘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선수협은 “이는 절대로 건강한 비판이나 사랑이 담긴 질책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저 무책임한 화풀이에 불과하다. 그리고 무심코 행해진 행위는 선수를 위축시키고, 더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 전체를 멍들게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야구팬의 응원 문화는 전 세계, 모든 스포츠 종목으로 확대해 봐도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고 독창적인 컨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자랑스러운 응원 문화의 보존 및 발전과 한국 프로야구의 보다 나은 성장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주실 것을 야구팬분들께 간절히 호소드린다”라고 전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르윈 디아즈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 캡처, 한화 이글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