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슨이라도 데려올 걸 그랬나’ 100만$ 1선발이 3이닝 강판이라니…보탬 안 되는 콜어빈을 어찌하면 좋을꼬

[SPORTALKOREA] 한휘 기자= 명색이 1선발인 선수가 4회도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두 번이 아니라서 더 문제다.
두산 베어스 콜 어빈은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5피안타 5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리면서 조기 강판당했다.

1회부터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으나 상대의 작전 실패 덕에 실점은 막았다. 하지만 2회부터 곧바로 밑천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볼넷으로 채은성을 내보낸 뒤 2사 후 최재훈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결국 3회부터 두들겨 맞기 시작했다.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동점 투런포(8호)를 얻어맞았다. 이어 안타 하나와 볼넷 2개를 헌납해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그나마 추가점을 내주진 않았다. 하지만 4회 말 시작과 함께 심우준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두산 벤치는 더 참지 못하고 어빈을 불러들였다. 이교훈이 올라오면서 불펜을 조기 투입했다. 다행히 두산은 ‘대역전극’을 쓰며 6-5로 이기고 5연승을 질주했지만, 어빈의 부진과 조기 강판은 ‘옥에 티’로 남았다.

어빈은 당장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도는 등 통산 134경기(93선발) 593이닝을 던지며 28승 40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하고 한국에 왔다. 신규 외국인 연봉 상한인 100만 달러를 투자하며 1선발로 기대를 모았다.
현재까지 성적은 22경기 113⅔이닝 7승 9패 평균자책점 4.28로 그닥 좋은 편이 아니다. MLB 시절과 별반 다른 것이 없는 수준. 투고타저 양상을 고려하면 더 아쉬움이 남는다.

제구가 문제다. 리그 최다인 61개의 볼넷과 14개의 몸에 맞는 공을 헌납했다. 그나마 7월 이후 조금 안정을 찾으며 5경기 연속으로 5이닝 이상 책임졌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도합 7⅓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볼넷을 내줬다.
이러니 이닝 소화력에 문제가 생긴다. 어빈은 올해 등판한 22경기 중 6경기에서 5이닝을 못 채웠으며, 그 가운데 4번은 4회도 못 넘기고 강판당했다. 경기당 소화 이닝은 단 5.17이닝에 불과하다.
10경기 이상 뛴 외국인 투수 중 어빈보다 이 지표가 안 좋은 선수는 이미 방출당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전 LG 트윈스·4.71이닝)와 데니 레예스(전 삼성 라이온즈·5이닝) 2명 뿐이다. 현재 뛰는 선수 가운데는 어빈이 가장 나쁘다.
상황이 이러니 일각에서 나온 차라리 교체해야 했다는 주장도 대두된다. 특히 이달 초에는 10승을 달성하고도 웨이버 공시된 터커 데이비슨(전 롯데 자이언츠)이 시장에 풀렸다. 하지만 두산 구단의 움직임은 없었다.

물론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크게 떨어진 시점에서 새 외국인 투수에 투자하는 것은 ‘돈낭비’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 아울러 데이비슨 역시 어빈과 비슷하게 이닝 소화에 약점이 있어 전력 보강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데이비슨의 웨이버 공시 이후 어빈은 2경기 내리 5회도 못 채우고 무너졌다. 이는 고스란히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졌다. 외국인 투수가 나오는 날이라도 투수진의 부담이 줄어야 하는데, 그 반대가 된 것이다.

어빈이 시즌 막판까지 이 모습을 이어 간다면 불펜 투수들은 계속 힘든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돈 몇 푼 아끼겠다고 감히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불펜 투수들의 팔을 소모하는 셈이다. 관리 차원에서라도 다른 투수를 데려올 필요가 있었다는 평가가 조금씩 나오는 이유다.
물론 8월 15일이 지났고, 두산의 포스트시즌 희망이 약간이나마 살아 있는 이상 교체 가능성인 매우 작다는 것이 중론. 결국 어빈이 빅리그에서 살아 남던 자신의 진가를 이제라도 드러내야 평가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