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좌절시킨 ‘후배 유격수’, 진흙 속 꽃처럼 피어나다…‘6G 4홈런+OPS 1.254+삼중살’→데뷔 첫 개인상까지!

[SPORTALKOREA] 한휘 기자= LA 다저스와 오타니 쇼헤이를 좌절하게 한 ‘후배 선수’가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LA 에인절스 잭 네토는 19일(이하 한국시각) MLB 사무국이 발표한 2025시즌 8월 3주 차(12~18일) 아메리칸리그(AL) 이 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네토는 지난주 6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20(25타수 8안타) 4홈런 8타점 OPS 1.254로 펄펄 날았다. AL 주간 홈런 1위에 올랐고, 2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가운데는 OPS도 가장 높아 상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특히 2023년 한솥밥을 먹었던 오타니가 뛰는 다저스와의 ‘프리웨이 시리즈’ 홈 3연전에서 오타니를 제치고 ‘진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네토는 12일 시리즈 첫 경기에서 1회 리드오프 홈런과 6회 쐐기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3타수 3안타(2홈런) 2볼넷 2타점 3득점으로 ‘100% 출루’를 기록했다.
네토의 활약에 에인절스는 일찌감치 격차를 벌렸고, 결국 7-4로 이기며 시리즈 첫 경기부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이날 다저스의 패배는 다저스가 원정 3연전에서 무너지는 계기가 됐기에 더 의미가 크다.
13일에는 침묵했으나 14일에는 오타니를 공략했다. 팀이 2-5로 밀리던 5회 말 좌전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1점 차로 만들고 오타니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덕분에 에인절스는 8회 말 로건 오하피의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으며 ‘스윕’을 완성했다.
유일하게 안타가 없던 13일에는 수비에서 일을 냈다. 5-5로 맞선 6회 초 무사 1, 2루 위기에서 오타니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았다. 곧바로 2루 베이스를 밟은 뒤 1루로 송구해 삼중살을 완성했다. 오타니에게 좌절을 안긴 결정적인 수비였다.


3경기 내내 날아다닌 네토의 활약에 다저스는 잠시나마 내셔널리그(NL) 서부 지구 1위 자리를 뺏겼다. 선수 하나가 다저스를 무릎 꿇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네토는 이어진 애슬레틱스와의 3연전에서도 꾸준히 안타를 쳐냈고, 홈런도 2개를 터뜨리며 좋은 타격감을 이어 갔다. 결국 2023년 데뷔 후 3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개인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2001년생의 젊은 선수인 네토는 2023년 데뷔하자마자 준주전급 선수로 자리매김할 만큼 에인절스가 큰 기대를 건 유망주였다. 지난해에는 타율 0.249 23홈런 77타점 30도루 OPS 0.761로 활약하며 쾌조의 성장세를 보였다.
그런데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105경기에서 타율 0.270 21홈런 54타점 21도루 OPS 0.811을 기록 중이다. 2년 연속 ‘20-20 클럽’에 가입했고, 내친 김에 ‘30-30’ 달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에인절스는 방만한 구단 운영과 끔찍한 시설 개선, 의료 지원 등으로 악명이 높다. 오타니가 FA 자격을 얻은 후 큰 미련 없이 팀을 떠난 데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진흙 속에서 피는 꽃도 있는 법. 에인절스에게는 네토가 그런 존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