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예약한 커쇼·벌랜더·슈어저 능가하는 투수였는데...'콧수염 닥터 K' 스트라이더의 부진은 어디까지?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한때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저스틴 벌랜더(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맥스 슈어저(토론토 블루제이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의 뒤를 이어 차세대 메이저리그(MLB)를 이끌 투수로 꼽혔던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스트라이더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1회 초 스트라이더는 선두 타자 마이크 터크먼에게 안타를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다음 3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2회 역시 1사 1, 2루에서 체이스 마이드로스를 병살타로 정리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
하지만 3회 브룩스 볼드윈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 4회 무사 1루에서 루이스 로버트 주니어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카일 틸, 마이드로스, 발드윈을 모두 출루시켜 만루를 허용한 뒤 터크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더이상 볼 수 없었던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은 스트라이더를 내렸으나 대신 올라온 오스틴 콕스가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로 2점을 더 내줘 스트라이더의 실점은 7점으로 늘어났다. 이날 스트라이더는 3이닝 10피안타 7실점으로 시즌 11패째를 안았다.

지난 2021시즌 데뷔한 스트라이더는 2022~23시즌 318⅓이닝을 던지며 31승 10패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해 애틀랜타의 차기 에이스로 떠올랐다. 특히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2.43에 불과했으며 삼진을 무려 483개나 잡아 역대 최소 이닝 200탈삼진 달성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약 2시즌 만에 리그 정상급 투수로 올라서며 승승장구했던 스트라이더는 지난해 2경기를 던진 뒤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당초 2025시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복귀가 예상됐으나 회복세가 빨라 그는 지난 4월 16일 복귀전을 가졌다.

수술 이후 스트라이더는 구위는 괜찮았으나 제구를 잡지 못했다. 종전에 비해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아 피홈런 개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번 시즌 9이닝당 홈런 개수가 1.7개에 달해 지난 2022시즌 0.5개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이에 평균자책점은 자연스럽게 5.24까지 상승했으며, 승보다 패가 늘어났다.
당초 애틀랜타는 지난해 사이영상을 수상한 크리스 세일과 부상에서 돌아온 스트라이더를 '닥터 K' 좌우 원투펀치로 구성해 리그 우승에 도전했다. 둘의 구위라면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통할 정도로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일은 시즌 도중 갈비뼈 골절을 당한 뒤 아직 돌아오지 못했으며, 스트라이더 역시 부진을 거듭했다. 이에 팀 성적은 56승 69패로 곤두박질치며 가을 야구는 현실이 아닌 '허상'이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