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안타·득점·도루·장타율·OPS 전부 1위! 린도어가 한국에 강림했나…한화 무너뜨린 김주원, ‘역대 최초’ 골든글러브 정조…

[SPORTALKOREA] 한휘 기자= ‘코리안 린도어’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활약이 드디어 나오고 있다.
NC 다이노스 김주원은 17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 1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노시환의 호수비에 걸렸다. 그런데 노시환의 송구가 크게 빗나가며 운 좋게 1루를 밟았다. 이어 최원준의 볼넷으로 2루까지 진루했고, 박건우의 내야 안타 때 유격수 하주석의 송구가 어이없게 빠진 틈을 타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2회부터 본격적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사 1루 상황에서 황준서의 초구를 통타해 좌중간 깊숙이 떨어지는 1타점 3루타를 터뜨렸다. 중견수 루이스 리베라토의 다소 불안한 수비도 김주원을 도왔다.
이후 이우성의 안타로 2이닝 연속으로 득점까지 성공했다. 3회에는 2사 후 중전 안타를 작렬하며 빠르게 ‘멀티 히트’를 완성했고, 5회에는 볼넷을 골라 추가 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7회에도 좌전 안타를 추가하며 이날만 3번이나 안타를 쳐냈다.
김주원의 활약 속에 NC도 9-4로 이기며 한화와의 3연전을 2승 1패 ‘위닝 시리즈’로 마쳤다. 시즌 성적도 51승 6무 51패가 되며 5할 승률 고지를 되찾았다. 공동 5위로 뛰어올라 포스트시즌을 향한 희망도 이어 간다.

김주원은 보기 드문 스위치 히터 유격수다. 유망주 시절부터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양손 타자 유격수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와 비교되며 ‘코리안 린도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프로 입단 후에는 ‘미완의 대기’에 가까웠다. 나름대로 볼넷을 잘 얻고 ‘갭 파워’도 갖췄으나 부족한 컨택이 자주 발목을 잡았다. 수비에서도 수비 범위는 매우 넓고 종종 호수비도 선보이지만, 실책이 잦아 안정감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고,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승선하는 등 차세대 ‘국대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지난 시즌에는 ‘커리어 하이’인 OPS 0.750으로 더욱 기대감을 키웠다.

그런데 올 시즌 초 심각한 부진으로 팬들의 속을 타들어 가게 했다. 4월 말 한때 타율이 0.189까지 추락할 만큼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이후 반등하긴 했으나 5월까지 타율 0.233에 OPS 0.668로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6월부터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오더니 후반기 들어서는 말 그대로 ‘크레이지 모드’다. 린도어가 KBO리그에 강림한 듯한 경기력이다. 김주원은 후반기 타율 0.412 3홈런 14타점 OPS 1.125로 펄펄 날고 있다.
후반기 50타석 이상 소화한 모든 선수 가운데 타율과 출루율(0.486), OPS 모두 2위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임을 고려하면 더욱 놀랍다.
이러한 상승세 덕에 김주원의 올 시즌 성적은 108경기 타율 0.295 8홈런 43타점 31도루 OPS 0.812로 껑충 뛰었다. 이 분위기 그대로 시즌을 마치면 지난해를 넘어 새로운 ‘커리어 하이’를 작성한다.

이 정도면 골든글러브도 충분히 노려봄 직하다. 김주원은 현재 규정 타석을 채운 KBO리그 10개 구단 유격수 가운데 타율과 안타(123개), 득점(80점), 도루(32개), 장타율(0.429), OPS 모두 선두를 달린다. 홈런과 출루율(0.388), 타점(43점)도 2위다.
NC는 아직 유격수 자리에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한 적이 없다. 올해 김주원의 성적이라면 황금장갑을 못 끼는 것이 이상한 수준이다. 구단 역사의 새로운 한 줄을 작성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