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혹평 남긴 데뷔전, 이번에는 다를까…2번째 등판 나서는 ‘MLB 38승’ 우완, 롯데의 운명 안고 출격 준비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아쉬운 데뷔전 투구 내용으로 혹평을 받은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가 이번에는 ‘명예 회복’에 성공할까.
롯데 빈스 벨라스케즈는 오늘(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다. KBO리그 입성 후 2번째 출격이다.
벨라스케즈는 영입 당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일단 터커 데이비슨을 내보내는 판단부터 과감했다. 올 시즌 데이비슨은 22경기 123⅓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65로 선전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등판인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6월 이후 이닝 소화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투구 내용이 불안해진 것이 발목을 잡았다. 롯데는 더 압도적인 구위의 외국인 투수를 원했고, 결국 데이비슨과 결별하고 벨라스케즈를 데려왔다.
벨라스케즈는 매우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201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며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한 바 있다. 통산 191경기(144선발) 763⅔이닝을 던지며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계약했으나 트리플A에서만 뛰었다. 성적은 18경기 81⅔이닝 5승 4패 평균자책점 3.42였다. 볼넷이 50개로 많긴 했으나 비교적 타고투저에 가까웠던 점, 탈삼진이 95개에 달한 점 등이 긍정적이었다.

그런 선수가 한국 무대를 밟으니 자연스레 화제가 됐다.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 적임자로 여겨졌다. 그런데 KBO리그 데뷔전에서 부진한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기대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벨라스케즈는 13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8km/h에 달했음에도 한화 타자들에게 집중 공략당했다. 6개의 피안타 가운데 3개가 2루타일 정도로 장타 허용도 적지 않았다.
아무리 한국에서의 첫 경기라고는 하나 투구 내용이 좋지 않은 탓에 3이닝 68구만 소화하고 강판당했다. 팀이 0-6으로 지면서 벨라스케즈는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름값에 비하면 초라한 데뷔전을 치렀다.

그로부터 6일이 지나 벨라스케즈는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이번에는 현재 유일하게 후반기에만 20승을 따낸 선두 LG가 적이다. 만만찮은 상대다. 한화전의 모습을 되풀이했다가는 이번에도 조기 강판을 피할 수 없다.
롯데도 벨라스케즈의 반등을 간절히 바란다. 롯데는 최근 8연패라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지난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도 연장 승부 끝에 비기며 연패를 끊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58승 4무 54패(승률 0.523)로 내려앉았다.
이제 2위 한화와의 승차(8경기)는 너무 커졌다. 반면 4위 SSG 랜더스와는 1경기, 공동 5위 라인을 구축한 3개 팀(KIA, KT 위즈, NC 다이노스)과는 2경기 반 차에 불과하다. 자칫하면 가을야구도 못 갈 위기다. 벨라스케즈가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벨라스케즈를 상대하는 LG의 선발 투수는 앤더스 톨허스트다. 벨라스케즈와 반대로 MLB 경력 없이 마이너 무대에서만 뛴 선수다. 하지만 최악의 데뷔전을 치른 벨라스케즈와 달리, 톨허스트는 데뷔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만약 벨라스케즈가 톨허스트를 만나 ‘판정패’를 당한다면, 둘의 명성 차이를 고려했을 때 큰 굴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스카우트진 역시 이름값에 매몰돼 선수를 데려왔다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다. 벨라스케즈의 팔에 정말 많은 것이 달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