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잡았는데’ 홈런볼 놓치고 좌절한 외야수, 동점 홈런으로 갚았다…‘고우석 이적 파트너’ 대포에 역전승까지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글러브를 맞고 나온 공을 ‘무릎 캐치’로 건져낸 날, 다른 경기장에서는 글러브에 튕긴 공이 홈런이 됐다.
마이애미 말린스 외야수 데인 마이어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6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문제의 상황은 팀이 1-0으로 앞서던 4회 말에 나왔다. 2사 2루에서 보스턴 윌리어 아브레우가 우측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마이어스가 이를 쫓아 갔고, 펜스 바로 앞에서 점프하면서 공을 낚아챘다.



그런데 공이 글러브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고 살짝 걸친 모양새가 됐다. 그리고 마이어스가 펜스와 부딪히면서 공을 떨어뜨렸다. 담장 밖에 떨어졌다. 아브레우의 시즌 22호 홈런이 됐다.
공을 놓친 마이어스는 그대로 워닝 트랙에 주저앉아 좌절했다. 타구를 지켜보던 아브레우는 공이 넘어간 것을 알고 뒤늦게 기뻐했다. 마이애미가 1-2로 역전당했다.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었다. 여러모로 불운한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다른 경기장에서도 큰 타구가 외야수 글러브에 맞고 나오는 일이 있었다. 이정후가 그 주인공. 이정후는 이날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 경기 4회 초 얀디 디아스의 큰 타구를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런데 과정이 특이하다. 공을 쫓은 이정후는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은 글러브 끝에 맞고 튀어나왔다. 하지만 공이 그라운드에 떨어지지 않고 이정후의 몸을 타고 굴렀고, 이에 이정후는 두 무릎으로 공일 끼워서 땅에 닿는 것을 막아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안타깝게도 마이어스는 이정후처럼 만회할 틈이 없었다. 공이 글러브에서 튀어 나간 직후 왼손을 뻗어 다시 포구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다행히 타격에서 이를 되갚을 수 있었다. 마이어스는 2-3으로 밀리던 9회 초 선두 타자로 타석에 섰다. 대체 마무리로 출격한 그렉 와이서트의 2구를 통타해 우중간 담장을 넘는 동점 솔로 홈런(6호)을 터뜨렸다. 실수를 깔끔히 지우며 마이애미의 5-3 승리를 견인했다.
마이어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글러브에 들어가던 공이 넘어가서 두 점을 내주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라며 “만회할 기회를 살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4경기에서 OPS 0.775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인 마이어스는 올 시즌 92경기에서 타율 0.237 6홈런 27타점 OPS 0.631로 부침을 겪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 실수를 실력으로 만회한 것이 마이어스의 반등을 이끌지도 눈길이 간다.

한편, 마이어스의 동점포 이후 역전을 이끈 선수는 제이콥 마시였다. 마시는 1사 1루 기회에서 스티븐 매츠의 공을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는 시즌 4호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77(53타수 20안타) 4홈런 15타점 OPS 1.241이 됐다.
마시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될 당시 고우석(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마이너)과 함께 이적한 이력이 있다. 고우석이 마이애미에서 빅리그 데뷔에 실패하고 방출당한 것과 달리, 마시는 살아남에 MLB 로스터에 합류했다.
지난 14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는 5타수 4안타(2홈런) 7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며 MLB 역사상 3번째로 데뷔 후 13경기 이내에 1경기 7타점을 달성하는 진기록도 남겼다. 카일 스타워스, 아구스틴 라미레스 등과 함께 마이애미의 영건 야수진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홈페이지 하이라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