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니 80m 단독 골' 이어 푸스카스 수상, 동갑내기 라멜라 '이른 은퇴→코치 부임' 이유는…"토트넘 시절부터 고관…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 FC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에릭 라멜라가 불과 33세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며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라멜라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 진짜 공식 발표다. AEK 아테네 FC와 상호 합의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고, 최고의 방식으로 마무리하게 됐다”라며 은퇴 소식을 전했다.
1992년생으로 아직 젊은 나이인 만큼 그의 갑작스러운 결정은 많은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라멜라는 이틀 뒤인 17일, 다시 SNS에 글을 올려 은퇴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모르는 분들을 위해 말하자면 나는 오래전부터 고관절 문제를 겪어왔다. 11년 전 시작됐고, 2017년에는 양쪽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왼쪽이 더 심각했는데, 그해는 정말 힘들고 두려웠다. 커리어가 끝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 나는 고작 25살이었다”라며 토트넘 시절부터 이어져 온 고질적인 부상을 털어놓았다.
이어 “수술이 잘 끝난 뒤 의사들은 네 시즌 정도 더 뛸 수 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악화될 거라고도 했다. 실제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게 그 말 그대로다. 수많은 희생과 함께 물리치료, 체육관 훈련, 끝없는 주사와 치료 덕분에 두 배 이상 더 뛸 수 있었다. 지난 5년간은 매 경기마다 약을 먹어야 했고, 최근에는 경기 이틀 전부터 최대 용량을 복용해야 출전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모든 것을 끝내기로 했다. 더 이상 미련은 없다”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전했다.
그리고 라멜라는 은퇴와 동시에 친정팀 세비야 FC 코칭스태프로 합류한다.
세비야는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라멜라가 은퇴 선언 불과 며칠 만에 다시 구단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제 마티아스 알메이다 감독의 코칭스태프 일원으로 새롭게 합류한다. 이미 선수단과 함께 아틀레틱 클루브 원정길에 동행했다”고 발표했다.

세비야는 라멜라의 커리어를 돌아보며 “그는 세비야 유니폼을 입고 세 시즌 동안 공식전 92경기에 출전했고, 지난해 여름 AEK 아테네로 이적해 알메이다 감독 밑에서 뛰었다. 최근 은퇴를 결정한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한편 라멜라는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3년 여름 토트넘이 구단 역대 최고 이적료인 3,000만 유로(약 485억 원)에 그를 영입했고, 2015년 손흥민이 합류하면서 두 사람은 동료로 인연을 맺었다. 2021년 세비야로 완전 이적하기 전까지 약 6시즌 동안 함께했다.

비록 토트넘에서 큰 족적을 남기진 못했지만, 그는 손흥민에 이어 푸스카스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남겼다.
손흥민은 2019/20시즌 번리전에서 약 80m 단독 돌파골을 기록해 한국 선수 최초로 푸스카스상을 받았고, 라멜라는 1년 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환상적인 라보나킥 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골과 푸스카스상을 동시에 거머쥔 바 있다.
사진= 데일리 메일,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홋스퍼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