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8기 대성공! 지독하게 불운했던 뷰캐넌, 9이닝 117구 완봉 '원맨쇼'→대만리그 감격의 첫 승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푸른 피의 외인 에이스'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뷰캐넌(David Buchanan)이 7전 8기 끝에 대만서 첫 승을 따냈다.
대만 프로야구(CPBL) 푸방 가디언스(FUBON Guardians) 소속의 뷰캐넌은 지난 17일 열린 중신 브라더스(CTBC Brothers)와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9이닝 3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CPBL 데뷔 후 7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던 뷰캐넌은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지며 자신의 힘으로 첫 승을 쟁취했다.

이날 역시 푸방 타선은 뷰캐넌을 화끈하게 지원하지 못했다. 1회 말 선취점을 낸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뷰캐넌에게는 단 1점의 지원이면 충분했다. 3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던 그는 4회 볼넷과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으나 유격수 땅볼과 2루수 뜬공으로 손쉽게 이닝을 정리했다.
뷰캐넌은 5회와 6회, 8회 각각 안타 1개씩을 허용했지만, 큰 위기 없이 투구를 이어나갔다. 9회 초 선두타자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뷰캐넌은 희생번트로 1사 2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흔들림은 없었다. 내야뜬공과 땅볼로 남은 2개의 아웃카운트를 처리하며 CPBL 데뷔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4시즌(2020~2023) 동안 삼성의 1선발을 맡아 113경기 54승 28패 평균자책점 3.02의 특급 성적을 기록한 뷰캐넌은 2023년 시즌 종료 후 한국 무대를 떠났다. 재계약이 불발된 이후 친정팀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그는 30대 중반의 늦은 나이에 다시 메이저리그 진입 경쟁에 나섰다.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 후 잠시 빅리그 복귀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복귀전(3⅓이닝 1실점)을 치른 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뷰캐넌에게 더 이상 콜업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올해 1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재도전에 나선 뷰캐넌은 트리플A서 6경기 1패 평균자책점 5.28의 부진한 성적을 남긴 뒤 방출 쓴맛을 봤다. 결국 빅리그 복귀 꿈을 접은 그는 대만행을 결정했다.

대만 진출 후 뷰캐넌은 지독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앞선 7번의 등판서 뷰캐넌은 평균자책점 2.01의 준수한 성적에도 불과하고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았다. 16실점 중 자책점은 9점에 불과할 정도로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뷰캐넌은 결국 9회까지 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진 끝에 감격의 첫 승리를 거뒀다.

대만 매체 'TSNA'에 따르면 뷰캐넌은 "우리 가족이 다음 주 대만을 떠날 예정"이라며 "그들이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내가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그 때문에 조금 압박감을 느꼈다. (가족들을) 실망시키지 않아 다행이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사진=푸방 가디언스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