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이름대로' 영웅이 필요할 때 등장한 '아기 호랑이' 김영웅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가을 야구'를 위한 영웅이 필요했던 순간, 김영웅이 '짠' 하고 등장했다.
김영웅은 지난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초 첫 타석에선 2루 땅볼로 물러난 김영웅은 4, 6회에도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7회 6실점을 내주며 충격적인 역전패가 유력했던 시점, 그는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상대한 그는 스트라이크 존에서 살짝 떨어지는 포크볼을 모두 커트하며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이후 조금 높게 들어온 134km/h 포크볼을 힘껏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동점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9회 김영웅은 8-7로 앞선 1사 만루에서 다시 김원중을 만났다. 종전과 똑같은 환경, 상대였으나 이번에는 하이 패스트볼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11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삼진으로 물러난 그는 6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 경기를 펼쳤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주전 3루수로 올라섰던 김영웅은 유격수 이재현과 함께 삼성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 '아기 사자'로 주목받았다. 특히 홈런이 잘 나오는 라이온즈 파크의 특성에 걸맞게 2024시즌에만 무려 28홈런을 터트리며 '거포'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시즌 삼성 팬들은 김영웅이 기량을 만개해 30홈런 100타점 시즌을 보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 팀의 분석이 더욱 정교해지며 시즌을 치를수록 약점이 드러났다. 지난 6월에는 월간 타율이 0.184였으며 홈런도 단 1개도 치지 못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한 차례 퓨처스리그 무대를 밟은 김영웅은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지난 7월 타율 0.259 3홈런 OPS 0.816을 기록했던 그는 8월 15경기에서 타율 0.317 6홈런 17타점 OPS 1.016을 찍었다. 가장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은 것.

김영웅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철벽 모드를 가동했다. 롯데와의 3연전에서 어려운 바운드 타구, 3루 방면 강한 타구가 여러 차례 등장했으나 한 차례를 제외하곤 모두 깔끔하게 처리했다.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서 영웅이 등장하면서 삼성은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53승 2무 58패(승률 0.477)로 리그 8위에 위치한 삼성은 5위 KIA 타이거즈(53승 4무 53패 승률 0.500)와의 격차는 2.5 경기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