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롯데 오타니’ 탄생할까? ‘122홀드’ 팀 선배 공 안타로 만들었다…방망이 잡은 전미르, 5경기 연속 출루 성공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대로라면 정말로 KBO리그에도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같은 ‘투타겸업’ 선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상무 전미르는 지난 16일 경북 문경 상무야구장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대타로 출전했다.
전미르는 팀이 9-3으로 앞선 8회 말 1사 2루 박한결의 타석에 대타로 출전했다. 마운드에는 통산 122홀드를 기록한 베테랑 구승민이 있었다. 그리고 흥미로운 맞대결의 승자는 놀랍게도 전미르였다. 5구 만에 좌전 안타를 터뜨렸다.

전미르의 안타로 상무는 1, 3루 기회를 이어 갔고, 이어 정현승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3루 주자 김현준을 불러들였다. 이 점수를 더해 상무가 10-3 승리를 완성했다.
이 안타가 더 의미 있던 것은 롯데를 상대로 쳐낸 것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전미르가 군 복무를 마치면 돌아갈 팀이다. 전역 후 활용 방안을 두고 여러 의견이 오갈 것이 유력하다. 그런데 때마침 친정팀 앞에서 1군 경험이 풍부한 팀 선배를 상대로 안타까지 쳐낸 것이다.

전미르는 경북고 시절부터 투수와 타자 양쪽으로 뛰어난 재능을 드러냈다. 이를 바탕으로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이에 투타겸업 가능성이 진지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마무리 캠프 자체 청백전에서 전미르를 지명타자로도 기용하는 등 겸업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하지만 결론은 투수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당시 김태형 롯데 감독은 “투수로서는 구속과 변화구, 경기 운영 모두 이미 1군 감”이라고 호평하면서도 “타자로서는 파워는 좋으나 퓨처스라면 몰라도 1군에서 겸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전미르의 투수 정착 이유를 설명했다.

전미르는 2024시즌 초 빼어난 구위를 앞세워 팀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좋은 성적 탓에 너무 무리했는지 부진에 시달리더니 6월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았다. 결국 시즌 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상무에 지원해 병역 문제 해결부터 나섰다.
지난 5월 12일 입대한 전미르는 상무 합류 후 타자로 훈련하기 시작했다. 팔꿈치 부상이 아직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재활과 함께 타격 훈련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재활하는 동안 타자에만 집중했던 오타니와 같은 방식이다.
그런데 ‘야구는 잘하는 선수가 잘 한다’라는 격언이 진짜임을 증명하듯, 타격에서 생각보다 괜찮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전미르는 타자로 퓨처스리그 5경기에 출전했고, 그 가운데 선발 출전은 단 1경기다. 그런데 그 5경기에서 전부 출루에 성공했다.

2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와서 1타수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펼치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까지 성적은 5타수 3안타 4볼넷 2타점 3득점. 표본이 적지만, 대부분 대타로 나와서 거둔 성적임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준이다.
재활 과정에서 방망이를 잡고도 성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타자’라는 선택지를 완전히 지울 수 없게 됐다. 심지어 전미르는 2023년 11월 마무리 캠프 청백전 이후 ‘경기’에서 타자로 나선 것은 무려 1년 8개월여 만임에도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다. 재능이다.
전미르는 2027시즌이 돼야 롯데에 복귀한다.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상무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른 뒤에 나오는 성과를 보고 나서 기용 방안을 판단해도 늦지는 않다. 하지만 타자로 이렇게 좋은 활약을 펼치니 롯데도 벌써 고민이 될 것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한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