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2km’ 대박이네! ‘불펜 와르르’ 다저스에 ‘02년생’ 희망이 떴다…다저스 최고 기록 깬 우완 파이어볼러

[SPORTALKOREA] 한휘 기자= 근 10년간 LA 다저스 최고 기록을 경신한 우완 투수가 불펜진에 새 희망을 안길까.
다저스 에드가르도 엔리케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엔리케스는 7회 초 팀의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라몬 로레아노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라이언 오헌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정리했다. 이후 8회 초 1아웃까지 잡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볼넷을 주자 좌완 앤서니 반다와 교체됐다.

반다가 후속 타자들을 잘 정리하며 엔리케스의 실점은 발생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6-0 완승을 거두고 시즌 70승(53패) 고지에 올랐다. 이로써 69승(54패)에 머문 샌디에이고를 1경기 차로 제치고 선두로 돌아왔다.
이날 엔리케스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엔리케스는 7회 오헌을 3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런데 이때 던진 3구 패스트볼의 구속이 무려 시속 103.3마일(약 166.2km)이 기록됐다.
현지 매체 ‘디애슬레틱’의 다저스 전담 기자 파비안 아르다야에 따르면, 엔리케스의 이 공은 2015년 스탯캐스트 도입 이래 다저스 투수가 던진 가장 빠른 공이다. 그 전 기록을 합쳐도 2008년 조너선 브락스턴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저스 사상 최고 구속 타이기록이다.

이런 인상적인 기록을 남긴 엔리케스는 베네수엘라 태생으로, 올해 만 23세가 된 2002년생의 어린 선수다. 지난해 처음 빅리그 무대에 데뷔했고, 이번 경기까지 통산 9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음에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올해 트리플A에서 주로 뛰던 엔리케스는 지난 7월 22일 시즌 처음 MLB로 콜업됐다. 3경기만 뛰고 블레이크 트라이넨의 복귀에 따라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갔지만, 13일 브록 스튜어트의 부상으로 다시 빅리그 기회를 잡았다

빅리그 복귀 후 엔리케스는 희망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콜업 당일 LA 에인절스전 5-5 동점 상황에서 출격해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14일 경기에서는 연투 영향인지 무사 1, 2루 위기에서 올라와 블론세이브를 저질렀으나 잘 하면 실점 없이 상황을 넘길 뻔했다.
그리고 이번 샌디에이고전에서 상대 타선을 말 그대로 압도하면서 다저스 팬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타티스 주니어에게 볼넷을 주기 전까지는 4타자를 상대로 단 1개의 볼만 기록할 정도로 적극적인 승부도 도드라졌다.

‘불펜난’에 시달리는 다저스라 엔리케스의 호투가 더 반갑다. 다저스는 브루스더 그라테롤과 에반 필립스 등이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그라테롤은 그나마 시즌 중 복귀가 가능해 보이지만, 필립스는 이미 시즌을 접었다.
여기에 마이클 코펙, 블레이크 트라이넨 등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IL)을 들락날락한다. FA로 영입한 커비 예이츠와 태너 스캇도 부진하다. 그나마 제 구실을 하던 알렉스 베시아마저 최근 흔들리고 있다.
그럼에도 트레이드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사실상 유일한 보강인 스튜어트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달 들어 다저스가 급격히 내리막을 걸은 이유다. 그런데 엔리케스가 혜성처럼 등장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선두로 돌아간 다저스의 다음 과제는 불펜 안정화를 통한 1위 수성이다. 콜업 후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엔리케스가 이 과제를 풀 ‘키맨’이 될지도 모른다. 엔리케스가 다저스 마운드에 새 희망을 가져 올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