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사이 영 상 도전하던 PHI 에이스, 이대로 시즌 접나…어깨 혈전으로 IL행, 갈길 바쁜 팀도 ‘한숨’

[SPORTALKOREA] 한휘 기자= 35세의 나이에 첫 사이 영 상에 도전하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에이스’가 사라졌다.
필라델피아 구단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경기를 마치고 투수 잭 윌러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했다.
사유는 우측 어깨 혈전. 윌러는 지난 15일 워싱턴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 어깨가 다소 무겁다고 호소했고, 병원 검진 결과 혈전 진단을 받았다.

단순한 부상도 아니라 필라델피아 구단은 큰 충격을 받았다. 혈전은 윌러 개인의 건강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다.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
스포츠 전문 의료인인 제시 모스 박사는 이날 본인의 SNS를 통해 “혈전은 보통 최소 3개월 간의 혈액 응고 억제제 투여를 요하며, 그동안 운동을 해선 안된다”라며 “윌러의 시즌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견해를 드러냈다.

말 그대로 ‘날벼락’이다. 윌러는 명실상부 필라델피아의 ‘에이스’다. 뉴욕 메츠 시절만 하더라도 준수한 투수 정도의 입지였지만, 2021시즌 필라델피아 이적 후 올스타에 3번이나 선정되고 사이 영 상 투표에서도 2차례 2위에 오르는 등 리그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도 24경기 149⅔이닝을 던지며 10승 5패 평균자책점 2.71로 호투했다. 잠재적인 사이 영 상 후보로 꼽혔지만, 이번 어깨 부상으로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복귀 시점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사실 윌러의 투구 내용은 최근 들어 썩 좋지 않았다. 지난 7월 7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둘 당시만 하더라도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함께 사이 영 상을 가져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투수로 꼽혔다.

그런데 이후 6경기에서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4.54(33⅔이닝 18실점 17자책)로 다소 주춤했다. 이달 들어서는 이미 어깨 상태가 썩 좋지 않음을 밝혔다. 그 여파로 8월 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이례적으로 9일 휴식을 갖고서야 로테이션에 복귀하기도 했다.
윌러가 이탈하면서 NL 사이 영 상 경쟁은 스킨스의 독주 체제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스킨스는 25경기 148이닝 7승 9패 평균자책점 2.13 탈삼진 166개로 NL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4위를 마크한다.


필라델피아 구단에도 정말 큰 악재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워싱턴에게 0-2로 졌다. NL 동부지구 최하위 워싱턴을 상대로 3패를 적립하는 등 최근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70승 53패(승률 0.569)다. 그나마 2위 뉴욕 메츠(65승 58패)의 부진 덕에 지구 선두는 지키고 있다.
불행중 다행으로 필라델피아는 애런 놀라의 복귀, 타이후안 워커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 덕에 윌러 없이도 5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그 중심축에 있던 윌러가 사라지는 것은 타격이 정말 크다.
팀 구성원들도 윌러의 몸 상태를 걱정하고 있다.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은 “이것은 햄스트링 부상이나 그런 종류(의 일반적인 부상)가 아니다. 그와 그의 가족들을 걱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선발 등판했던 워커도 “아침에 그에게 문자 메시지를 조금 보냈다”라며 “무섭다. (오늘 패배는) 아무것도 아니다. 윌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우리 모두 그를 위해 여기 있고, 그를 사랑한다”라고 응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