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적이었어, 더 발전해야 해” 다저스 선두 탈환 이끌고도 만족 못 하다니…돌아온 ‘2530억 좌완’의 자기 성찰

[SPORTALKOREA] 한휘 기자= LA 다저스가 거액을 주면서 데려온 좌완 투수는 팀의 선두 탈환을 이끌고도 스스로 만족하지 않았다.
다저스 블레이크 스넬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초반에 다소 불안했으나 실점은 없었다. 1회에만 안타 3개를 맞았음에도 포수 윌 스미스가 2번이나 도루 저지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2회에도 선두 타자 잰더 보가츠가 안타로 나갔으나 이번에도 스미스가 도루를 저지해 스넬을 도왔다.

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스넬은 본격적으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4회에 볼넷 하나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들을 잘 정리했다. 5회는 삼진 2개를 묶어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6회에 2루타와 볼넷으로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잭슨 메릴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실점하지 않았다.
임무를 마친 스넬은 7회부터 에드가르도 엔리케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다저스가 6-0 완승을 거두며 스넬도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이 승리는 의미가 크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와의 이번 주말 시리즈 전까지 8월 12경기에서 5승 7패로 주춤했다. 그 사이 샌디에이고가 매섭게 치고 나오며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뺏겼다. 불펜의 불안은 물론이고 중~하위 타선의 부진도 심각했다.
그런데 전날(16일) 샌디에이고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클레이튼 커쇼가 호투를 펼치며 다저스를 공동 선두 자리로 되돌려 놓았다. 그리고 스넬이 배턴을 넘겨받았다. 좋은 흐름을 잇는 중책을 받았는데, 무실점 투구로 임무를 깔끔히 완수했다.
스넬의 호투로 다저스는 시즌 70승(53패) 고지에 올랐다. 샌디에이고는 69승(54패)에 머물렀다. 다저스가 1경기 차 선두로 돌아왔다.

스넬은 MLB 역사상 단 7명뿐인 ‘양대 리그 사이 영 상 수상자’ 타이틀을 가진 선수다.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던 2018년과 샌디에이고 시절이던 2023년 사이 영 상을 따냈다. 하지만 부상이 잦고 이닝 소화력이 아쉽다는 약점도 명확하다.
그래도 ‘정상 가동’만 되면 ‘에이스’의 자질을 과시한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도 단 20경기 104이닝 소화에 그쳤으나 5승 3패 평균자책점 3.12에 탈삼진 145개로 선전했다. 특히 후반기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5(68⅓이닝 12실점 11자책)로 엄청난 투구를 선보였다.
이에 FA로 풀린 스넬을 다저스가 영입했다. 5년 총액 1억 8,200만 달러(약 2,530억 원)라는 거액이었다. 그런데 단 2경기만 뛰고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4개월의 공백기 끝에 지난 3일 친정팀 탬파베이를 상대로 복귀전에 나섰지만,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3실점으로 다소 불안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본궤도에 올랐다. 10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 5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호투에 이어 이번에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까지 기록했다. 시즌 성적은 5경기 25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1.80이다.
그럼에도 스넬은 만족하지 않았다. MLB.com에 따르면, 스넬은 이날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반성할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스넬은 “결과는 좋았으나 더 잘 했어야 하는 점들이 있었다. 효율적이지 못했고, 공을 원하는 대로 던지지 못했다”라며 “결과는 괜찮아도 내가 추구 하는 것은 다르다.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성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넷 LA 공식 X(구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