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폭염보다 뜨거운 이 팀, 질 줄을 모른다! 56년 만의 구단 신기록까지…‘다저스 천적’ 넘어 리그 최강팀으로

[SPORTALKOREA] 한휘 기자= 도저히 질 것 같지가 않다.
밀워키 브루어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6-5로 이겼다. 이 승리로 14연승을 질주한 밀워키는 1987년 기록한 13연승을 넘어 ‘구단 신기록’을 세웠다. 1969년 MLB에 참전한 이래 56년 만이다.
이날 밀워키의 연승 행진은 끊길 뻔했다. 선취점을 뽑고도 6회 말 홈런 2방을 맞으며 역전당했다. 8회 초 무사 1, 2루 기회에서 한 점도 못 뽑았다. 9회 초 시작 시점에서 승리 확률은 15.8%에 그쳤다.

9회 초 다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브랜든 라크리지가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고, 살 프릴릭도 2루수 땅볼을 쳤다. 1루 주자 타일러 블랙이 2루에서 잡혔다. 2아웃이 됐다.
그런데 그다음이 문제였다. 타자 주자 프릴릭의 발이 빠른 데도 유격수 엘리 데라크루스가 무리해서 1루로 던졌다가 공이 뒤로 빠졌다. 3루까지 진루한 브라이스 투랭이 그대로 홈을 밟았다. 동점이 됐다.
운 좋게 균형을 맞춘 밀워키는 추진력을 얻었다. 10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11회 초 안드루 모나스테리오의 대타 스리런(2호)으로 승기를 잡았다. 11회 말 닉 미어스가 두 점을 내줬으나 1점 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밀워키의 14연승이 완성됐다.

문자 그대로 ‘폭주’다. 5월 한때 밀워키는 5할 승률도 채우지 못했다. 5월 25일 당시 25승 28패(승률 0.472)로 시즌 ‘최저점’을 찍었다. 그런데 그다음 경기부터 53승 16패(승률 0.768)를 기록 중이다.
밀워키는 7월 7일 마이애미 말린스전부터 11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도 14연승까지 질주하며 한 시즌에 11경기 이상의 연승을 2차례 기록했다. 이는 내셔널리그(NL) 기준 1935년 시카고 컵스 이후 무려 90년 만이다.
8월은 더 뜨겁다. 현지 달력 기준으로 월 첫 경기였던 2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을 시작으로 14경기를 전부 잡아냈다. 시즌 성적은 78승 44패(승률 0.639)가 되며 MLB 전체 승률 1위 자리를 지킨다.

이번 연승의 배경에는 엄청난 화력이 있다. 밀워키 타선은 내셔널리그(NL) 월간 타율(0.319), 출루율(0.393), 장타율(0.547), OPS(0.940) 모두 1위를 달린다. 누적 지표로 눈을 돌려도 안타(166개), 홈런(27개), 타점(108점), 득점(119점), 볼넷(57개) 모두 선두다. 14연승을 달리는 동안 경기당 무려 8.5점을 뽑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마운드가 크게 흔들리지도 않는다. 월간 평균자책점 3.52로 NL 5위를 마크한다. 이렇게 투타 밸런스까지 잡혀 있으니, 승리가 늘어나지 않을 수 없다.

재밌게도 밀워키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크지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데려온 선수들의 활약상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6월 데려온 앤드루 본이 가장 성공적인 트레이드 사례로 꼽히는 중이다.
대신 기존 선수들의 상승세가 팀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13홈런에 그쳤던 투랭이 이달에만 6개의 홈런을 쳤다. ‘몰락한 MVP’ 크리스찬 옐리치, ‘늦깎이 신인’ 아이작 콜린스 등이 1이 넘는 OPS를 기록 중이다.
밀워키는 지난달 다저스와의 2번의 시리즈를 연속 스윕으로 마무리해 국내 팬들로부터 ‘다저스 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의 경기력이라면 그저 ‘다저스 천적’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 강하다. 밀워키는 현재 MLB ‘최강팀’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