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 ‘내로남불’? 이기면 내 덕분, 못하면 선수 탓?...‘외줄 타기’ 계투 운영 논란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로버츠는 자신의 작전이 성공하면 자신을 치켜세우고, 실패하면 선수들을 탓한다. 오늘은 그저 우연히 이겼을 뿐. 아슬아슬한 줄타기 같은 경기 운영으로는 타선도 쉽게 탄력을 받지 못한다."
16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라이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3-2로 눌렀다. 그러나 경기의 초점은 ‘베테랑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호투(6이닝 1실점)만큼이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계투 운영에 모였다.
이날 커쇼의 투구는 효율 그 자체였다. 총 76구로 18개의 아웃카운트를 책임졌고, 실점은 2회 라몬 로레아노에게 맞은 솔로포 한 방뿐이었다. 또 그는 단 두 명의 타자만 내보냈으며, 6회에는 병살타로 위기를 지웠다.
시즌 15번째 등판을 마친 커쇼는 7승 2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8월 들어 세 차례 선발 등판 모두 6이닝을 소화하며 단 2실점만 허용, 페이스를 확 끌어올렸다.
커쇼가 완벽에 가까운 효율을 보였음에도 로버츠 감독은 7회 시작과 함께 그를 교체했다. 이후 다저스는 무려 5명의 불펜을 소모하며 남은 3이닝을 버텼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아찔했던 과정이 논쟁을 키웠다.

특히 8회 등판한 알렉스 베시아는 불안한 투구를 이어갔다. 첫 두 타자 연속 사구에 볼넷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루이스 아라에즈의 희생플라이 1실점 했다. 2사 1, 2루서 로버츠 감독은 블레이크 트라이넨을 투입했다.
트라이넨은 매니 마차도를 팝 아웃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내려왔다. 9회는 알렉시스 디아스가 등판했다. 그는 선두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곧바로 잭슨 메릴에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커쇼를 상대로 홈런을 날린 로레아노와 7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긴 상태에서 로버츠 감독이 또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엔 루키 좌완 잭 드라이어가 다저스 6번째 투수로 나왔다. 그는 2사 1루서 마지막 타자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 다행히 별 탈 없이 뒷문을 지켰다. 이날 다저스는 결과적으로 불펜 5명이 3이닝 1실점으로 버텼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커쇼를 더 밀어붙이지 않은 이유로 다음 등판 일정과 컨디션 관리를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불펜 이탈이 겹친 상황에서, 효율적인 투구를 이어가던 커쇼를 내리고 곧바로 계 계투에 의존한 선택을 두고 ‘승리했으니 다행’이라는 평가와 함께 위험 부담이 큰 도박이었다는 지적이 따랐다.
특히 경기 직전까지 다저스가 4연패에 빠졌던 점과 지구 선두 자리를 빼앗긴 위태로운 상황에서 그의 판단이 과연 바람직했는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일본 매체 ‘데일리 재팬’은 “계투 작전은 적중했지만, 불펜 과소비를 감수한 운영이 계속 통할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해당 기사 댓글에도 “로버츠는 작전이 성공하면 스스로를 치켜세우고, 실패하면 선수들을 탓한다. 오늘은 그저 우연히 이겼을 뿐 이런 줄 타기식 운영으로는 타선도 쉽게 탄력을 받지 못한다”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