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U 보고있어?’ 류현진과 사이영 다투던 슈어저, 7이닝 1실점→2019시즌 ‘전성기 소환’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맥스 슈어저(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과거를 소환했다.
슈어저는 지난 1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서 7이닝 1실점 역투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직전 4.21에서 3.83까지 낮췄다. 팀은 2-1로 이겼다.
슈어저는 이날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내준 실점은 6회 마이클 부시의 솔로포가 전부였다. 그 한 방을 빼면 완벽에 가까웠다.
위기관리가 노련했다. 78구 중 57구가 스트라이크였다. 초구 스트라이크 19회. 땅볼 6개와 뜬공 12개를 유도했다. 빠른 카운트로 먼저 주도권을 잡았다.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로 배트를 뻗게 했다. 또 공을 낮은 존에 꽂아 타구 각도를 눌렀다. 컵스 타선은 득점권 8타수 무안타로 막혔다.

승부는 7회에 갈렸다. 데이비스 슈나이더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희생번트로 2루를 밟았다. 1사 2루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바깥쪽 커브를 걷어 올렸다. 중앙 담장을 넘겼다. 시즌 20호. 점수는 2-1. 토론토가 역전했다. 남은 이닝은 불펜이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다.
이번 승리로 토론토 시즌 성적은 71승 51패 승률 0.582가 됐다. 성적보다 더 고무적인 부분은 슈어저의 투구였다. 올 시즌 부상자 명단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는 컵스를 상대로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투구를 펼쳤다.
만약 그가 이런 기량을 포스트시즌까지 유지한다면 토론토는 케빈 가우스먼, 호세 베리오스, 크리스 배싯, 그리고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영입한 셰인 비버까지 더해 강력한 플레이오프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된다.

이날 슈어저는 ‘2019 그때’를 떠올리게 했다. 류현진과 사이 영 후보로 뽑히던 바로 그 시절이다. 당시 LA 다저스 소속이던 류현진은 개막 후 6월까지 16경기 동안 9승 2패 평균자책점 1.83, 7볼넷 94탈삼진의 압도적인 투구로 리더보드를 휩쓸었다. 그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평균자책점 2.00 미만을 유지하던 유일한 선발 투수였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강력한 후보로 꼽히던 이유였다.
그나마 견줄 수 있었던 선수가 슈어저였다.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이던 슈어저는 해당 기간 18경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2.43, 22볼넷 170탈삼진을 기록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5.1이었다. 투구 수치는 류현진이 앞섰지만, 슈어저는 리그 최고 수준의 WAR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슈어저는 리그 최하위권 수비진 앞에서 던지고 있고, 류현진은 리그 최고 수비를 등에 업고 있다. 팀 수비 영향력을 제거하면, 슈어저 쪽이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슈어저의 모습은 류현진과 사이영상 1, 2위를 다투던 전성기 실력 그대로였다. 토론토가 기대했던 에이스가 살아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