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순간 128억 듀오가 응답했다! 삼성, 가을야구 향한 실낱같은 희망 이어간다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시즌 내내 '오버페이' 오명을 들었던 삼성 라이온즈의 최원태와 김재윤이 가장 중요한 순간 팀의 부름에 응답했다.
최원태는 지난 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1회 말 마운드에 오른 최원태는 초반부터 공의 움직임이 날카로웠다. 패스트볼 구속이 1회부터 150km/h에 이르렀으며 제구도 양 코너로 원활하게 이뤄지며 삼자범퇴로 넘어갔다.
2회에는 3루수 김영웅의 실책으로 빅터 레이예스를 출루시켰으나 김민성을 삼진으로 잡은 뒤 유강남과 손호영을 범타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3회 역시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노히트 경기를 펼친 최원태는 4회 2사 상황에서 레이예스의 기술적인 타격에 첫 안타를 내줬다. 이후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낀 그는 김민성의 어깨에 공을 던져 몸에 맞는 볼로 1, 2루에 몰렸다. 하지만 다음 타자 유강남을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시킨 뒤 힘차게 더그아웃으로 걸어 나왔다.
5회 선두 타자 손호영에게 2루타, 전민재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1, 2루에 놓인 최원태는 두 타자를 돌려세운 뒤 고승민의 1타점 적시타로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윤동희를 3루 땅볼로 돌려세운 뒤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6이닝 3피안타 1실점 피칭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삼성은 7회 이승현, 8회 배찬승이 올라왔다. 다만 8회 2사를 잡은 뒤 배찬승이 레이에스에 볼넷, 김민성에게 안타를 맞아 1, 2루에 몰렸다. 그러자 박진만 감독은 김재윤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재윤은 첫 타자 유강남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으며, 9회 손호영, 전민재, 황성빈을 각각 투수 앞 땅볼과 삼진으로 처리해 경기를 깔끔하게 마쳤다. 특히 마지막 타자 황성빈을 상대론 148km/h 패스트볼로만 카운트를 잡아 확실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삼성은 KIA 타이거스, LG 트윈스와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지난해 김영웅, 김지찬, 원태인 등 어린 사자들의 활약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에 더해 FA 시장에서 4년 70억 원에 준수한 선발 자원인 최원태까지 영입하며 보강을 마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원태는 시즌 내내 애매한 성적으로 삼성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함께 FA 시장에 등장한 엄상백만큼은 아니었으나 전반기 16경기에서 5승 5패 평균자책점 4.77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최원태의 페이스는 영입 전 삼성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 지난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나머지 4경기에선 24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92로 수준급이다.

김재윤의 반등은 더 극적이다. 지난 2023시즌을 마친 뒤 삼성과 4년 58억 원에 맞손을 잡은 그는 지난해 전천후 불펜으로 활약하며 66이닝 4승 8패 1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기록 자체는 크게 나쁜 편은 아니었으나 세부 지표인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5.69에 달해 불안감이 상당했다.
김재윤에 대한 우려는 2025시즌 현실이 됐다. 지난 3월 평균자책점 12.00으로 출발해 6월까지 6.68에 이르렀던 그는 마무리-필승조-추격조를 거쳐 2군행을 받아들여야 했다.
복귀 후에도 흔들렸던 그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반등에 성공했다. 후반기 9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은 고작 1.00에 불과하다. 피안타율도 0.129,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도 0.44에 불과해 확실하게 FA 전의 위력을 되찾았다.
최원태와 김재윤의 활약으로 삼성(53승 1무 58패 승률 0.477)은 2연승을 달리며 5위 KIA(53승 4무 52패 승률 0.505)와의 격차를 3경기로 좁혔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