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최악의 투수’가 5년 만에 ‘인간승리’ 신화 썼다! 34세 나이로 잠재력 폭발…‘올스타+10승+ERA 2.46’ 대박…

[SPORTALKOREA] 한휘 기자= 5년 전만 하더라도 메이저리그(MLB) 최악의 투수로 불렸던 선수가 늦은 나이에 ‘에이스’로 각성했다.
시카고 컵스 매튜 보이드는 15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보이드의 투구는 위력적이었다. 2회까지 삼진 4개를 잡아내며 한 타자도 1루로 내보내지 않았다. 3회 1사 후 타일러 하이네만에게 경기 첫 안타를 맞았지만, 조이 로퍼피도를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정리했다.

보이드의 호투는 이후로도 이어졌다. 4회와 5회, 그리고 6회까지 10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7회에 처음으로 균열이 났다. 선두 타자 데이비스 슈나이더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1사 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투런포(20호)를 맞았다.
다행히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잡고 이닝을 마쳤지만, 결국 이 홈런이 뼈아팠다. 타선이 침묵한 탓에 컵스는 1-2로 졌다. 보이드는 호투를 펼치고도 홈런 하나 때문에 패전 투수가 됐다. 물론 보이드를 탓하는 팬은 아무도 없었다.

보이드의 올 시즌 투구 내용은 눈이 부시다. 24경기 142⅔이닝을 던지며 11승 6패 평균자책점 2.46으로 내셔널리그(NL) 최고 수준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NL 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점 4위를 달린다. NL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그런데 올 시즌 전까지 보이드는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선수가 아니었다. 규정 이닝을 채우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도 없고, 통산 한 시즌 최다 승리는 9승이었다. 로스터 말석에서 근근이 버티며 빅리그 경력을 이어 왔다.

보이드는 201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얼마 후 삼각 트레이드에 포함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이적했다. 당시 MLB 최약체로 굴러떨어진 디트로이트에서 분전했고, 세부 지표가 좋아 큰 선수가 되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에 악몽을 겪었다. 12경기에서 3승 7패 평균자책점 6.71로 AL 다패왕에 올랐다. 심지어 60이닝을 던지며 45자책점과 15피홈런을 허용해 이 부문 MLB 전체 최하위로 처졌다.
이에 현지 매체 ‘디애슬레틱’의 제이슨 스탁이 매해 선정하는 ‘사이 역 상(리그 최악의 투수를 선정, 사이 영 상의 패러디)’의 주인공이 되는 불명예도 안았다.
이듬해 절치부심했으나 이번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고, 정든 디트로이트를 떠났다. 이후 보이드는 여러 팀을 떠돌았으나 하지만 부상이 계속해서 발목을 잡으며 한 번도 풀타임을 소화한 적이 없다. 2023년 6월에는 토미 존 수술을 받아 1년가량 쉬었다.

그런데 지난해 반전의 발판을 놓았다. 부상 회복 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계약하더니 8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72로 호투했다. 이를 본 컵스가 2년 2,900만 달러(약 403억 원)에 보이드를 데려갔고, 문자 그대로 ‘대박’을 쳤다.
보이드는 누구도 예상 못 한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팀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규정 이닝을 채우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리그 최악의 투수였는데, 5년 사이 입지가 180도 달라졌다. 또 다른 ‘인간승리’ 신화를 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