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 1선발’ 괜히 불리는 게 아니다, 4실점 부진 딛고 10번째 ‘QS+’…사이 영 상 2연패 정조준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구 최강 1선발’에게 2경기 연속 부진이란 없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릭 스쿠발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2회까지 볼넷만 1개를 내준 스쿠발은 3회에 급격히 흔들렸다. 1사 후 에두아르 쥘리앵에게 솔로 홈런(3호)을 맞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주자를 쌓더니 라이언 제퍼스의 땅볼과 루크 키셜의 적시타가 나오며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4회를 안타 하나만 맞고 막은 스쿠발은 5회부터 3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누적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달린 후 임무를 마치고 불펜진에게 배턴을 넘겼다.
스쿠발이 더 흔들리지 않고 버틴 덕에 디트로이트도 3점의 열세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비록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팀의 4-3 승리와 시즌 71승(52패)에 큰 힘을 보탰다.
평소의 스쿠발답지 않게 삼진은 3개에 불과했다. 3월 28일 LA 다저스와의 개막전(5이닝 4실점)에서 2개를 기록한 이후 가장 적은 것이었다. 하지만 맞춰 잡는 투구로 긴 이닝을 소화하며 제 몫을 해냈다.

스쿠발은 지난해 아메리칸리그(AL)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차지하며 사이 영 상을 받은 ‘에이스’다. 31경기 192이닝을 던지며 18승 4패 평균자책점 2.39 228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올 시즌도 스쿠발의 활약은 굳건하다. 24경기 152⅓이닝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2 190탈삼진으로 호투한다. AL에서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두 부문 1위를 달린다. 다승도 2위에 달해 2년 연속 트리플크라운 달성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세부 지표를 보면 더 압도적이다. 볼넷이 단 23개에 불과하다. 삼진/볼넷 비율(K/BB)은 8.26으로 AL에서 가장 좋다. 여기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1위(0.87)일 정도로 주자를 내보내는 빈도 자체가 낮다. 덕분에 이닝 소화력도 좋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7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10번이나 기록했다.
특히 한 경기 흔들려도 웬만해서는 다음 경기에서 안정감을 찾는 것이 긍정적이다. 스쿠발은 지난 9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4⅔이닝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올해 처음으로 5회를 못 채우며 불안감을 남겼다. 하지만 한 경기 만에 본궤도를 되찾았다.
이런 모습을 2년 연속으로 보여주며 디트로이트의 상위권 질주를 이끌고 있다. ‘지구 최강 1선발’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관건은 올해도 사이 영 상을 받을 수 있느냐다. 지난해에는 트리플크라운 달성으로 경쟁자들을 쉽게 물리쳤지만, 올해 만약 트리플크라운 달성에 실패하면 만만찮은 개럿 크로셰(보스턴 레드삭스)나 네이선 이볼디(텍사스 레인저스) 등 강적들의 도전장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스쿠발인 것도 사실이다. 만약 스쿠발이 올해도 사이 영 상을 받으면 1968~1969년 데니 맥클레인 이후 처음으로 디트로이트 선수가 2년 연속으로 이 상을 가져간다. 과연 스쿠발이 56년 만의 진기록을 써낼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