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투+폭투+주루사+주루사+밀어내기’ 승리 밥상 엎어버린 롯데…‘디테일’에서 참패, 이대로면 상위권 유지 힘들어

[SPORTALKOREA] 한휘 기자= 상위권 팀들의 맞대결에서는 소위 ‘디테일’ 하나에 승패가 엇갈리기도 한다. 마치 이번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처럼 말이다.
롯데는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4-5로 졌다. 이로써 롯데는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작된 연패 행진이 6경기로 늘었다.
그야말로 ‘비상’이다. 롯데의 시즌 성적은 58승 3무 51패(승률 0.532)가 됐다. 2위 한화(64승 1무 42패)와 무려 7경기 반차까지 벌어졌다. 이번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것이 너무나도 치명적이다.
오히려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중위권 경쟁에 휘말리게 생겼다. 4위 SSG 랜더스(54승 4무 50패)와는 단 1경기 반 차다. 심지어 8위 삼성 라이온즈(51승 1무 58패)와의 승차가 7경기로 2위 한화와의 승차보다 작다.

엇박자가 심각하다. 연패 기간 타선은 도합 10득점에 그칠 정도로 부진에 빠져 있다. 그나마 이날 경기에서는 4점을 얻긴 했지만, 안타 12개와 볼넷 2개를 골라낸 점을 생각하면 4득점은 오히려 아쉬운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롯데는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류현진에 밀리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그리고 8회 초에 윤동희가 적시타를 터뜨리며 3-2로 역전했다. 뒷문을 잘 잠그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8회 이후 롯데는 사실상 ‘자멸’에 가까운 행보를 보였다. 수비와 주루에서 ‘디테일’ 부족을 체감케 하는 실수가 여러 차례 나왔다.

8회 말 1사 1루 상황이 첫 번째 문제였다. 이도윤의 타석에서 정철원의 슬라이더가 2번이나 폭투로 이어지며 1루 주자 이원석이 3루까지 진루했다. 포수 정보근이 첫 번째는 숏바운드 캐치를 시도하다가 공을 흘렸고, 두 번째는 블로킹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정철원은 이도윤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동점을 내줬다. 2번의 폭투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나오지 않았을 점수다.


9회 초에는 1사 1, 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뼈아픈 주루 실수가 나왔다. 1루 주자 전민재가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한화 포수 이재원은 3루 주자의 홈 쇄도를 의식해 공을 던지지 않고 잡고만 있었다.
그런데 3루 주자 한승현이 이를 못 봤는지 홈을 향해 스타트를 끊었다가 뒤늦게 돌아섰다. 이재원은 잘 걸렸다는 듯 곧바로 3루로 송구해 한승현을 잡아냈다. 졸지에 2아웃이 된 롯데는 정보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1점만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9회 말 김원중이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동점 솔로포(7호)를 맞아 이 주루 실수가 더 뼈아팠다.

10회 초에도 주자들의 의아한 판단이 연이었다. 1사 2루에서 윤동희의 땅볼이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2루 주자 한태양이 무리해서 3루로 내달렸고, 유격수 심우준이 곧바로 3루로 공을 던졌다.
한태양은 급히 정지한 뒤 2루를 향해 귀루하며 런다운 플레이를 시도했다. 그리고 3루수 노시환의 2루 송구가 어이없게 빗나갔다. 한태양은 다시 3루로 향했다. 여기까진 실수를 나름대로 잘 커버한 셈이다.
그런데 타자 주자 윤동희가 악송구를 보고 2루로 뛰었다. 우익수 이원석이 지근거리에서 커버를 들어온 상태였기에 무리한 주루였다. 여유 있게 아웃당하며 1사 1, 3루가 될 상황이 2사 3루가 됐고, 결국 롯데는 득점에 실패했다.

이렇게 롯데는 제 손으로 여러 차례 밥상을 엎었고, 결국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까지 헌납하며 최악의 방식으로 패배를 당했다.
‘디테일’의 차이는 상황 하나하나가 중요한 단기전에서 더 극명히 드러나게 된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가 보여준 모습이 이어진다면 후반기 중요한 일전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설사 가을야구로 가더라도 상대를 이겨낼지 의문스러운 수준이다. 빠른 피드백이 절실하다.

사진=유튜브 'TVING SPORTS' 중계 하이라이트 캡처,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