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타순' 김하성, 1번에선 막히고 8번에선 뚫렸다! 멀티히트+도루 맹활약...'하위 타순이 체질?'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탬파베이 레이스 김하성이 케빈 캐시 감독의 ‘극과 극’ 타순 운용 속에서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김하성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8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3타수 2안타 1사구 1도루로 3차례 출루하며 타선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시즌 타율도 0.209로 끌어올렸다. 사구는 올 시즌 첫 기록이다.
타순의 변동이 그의 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하성은 직전 두 경기 연속 1번 타자로 나섰지만 9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곧바로 이날 8번으로 하향 배치되자 멀티히트로 반등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경기 성적을 타순별로 묶어 보면, 캐시 감독의 상·하위 타순 변동이 김하성의 타격 리듬에 미치는 파장이 선명하다.
상위 타순(1·2번)에서는 타율 0.074(27타수 2안타)로 처참했다. 반면, 하위 타순인 7·8번에서는 타율 0.360(25타수 9안타)에 삼진은 단 1개뿐이었다. 또 올 시즌 도루 5개 가운데 3개가 7·8번에서 나왔다.
세부 장면을 짚어도 흐름은 같다. 7월 10일(7번) 4타수 2안타, 7월 20일(8번) 3타수 2안타 1도루, 8월 11일(7번) 3타수 2안타에 이어, 이날(8번)까지 3타수 2안타 1도루를 기록하며 멀티히트가 네 차례 모두 하위 타순에서 터졌다. 7·8번에서 컨택과 주루 압박이 동시에 살아나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날 경기도 그런 흐름을 증명했다. 김하성은 1회 사구로 첫 출루에 성공한 뒤, 6회엔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날렸다. 8회엔 우전 안타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이후 여유 있게 2루를 훔쳐(시즌 5호) 득점권을 만들었다.
미국 현지 매체도 김하성의 존재감을 짚었다. '필드레벨미디아'는 “탬파베이는 챈들러 심슨이 2안타 2득점, 얀디 디아스와 김하성도 2안타를 보탰다”라고 전하며 8-2 승리의 주역으로 뽑았다.
김하성은 이날 3출루와 도루로 팀 공격을 꾸준히 전진시킨 하위 타순의 엔진이었다.
팀 전체의 매치업을 고려한 캐시 감독의 유동 라인업이 장기적으로는 플러스일 수 있으나, 김하성에게는 7~8번 축의 ‘역할 고정’이 필요해 보인다. 리드오프에선 초구 선택과 타이밍이 보수적으로 흐르며 배트가 묶이는 반면, 하위 타순에선 과감한 스윙과 선구·주루가 연쇄적으로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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