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청신호? 복귀 첫 경기부터 대포 가동한 삼성 베테랑 2루수…‘충격 4연패’ 삼성, 류지혁 카드 다시 꺼낼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충격의 4연패에 빠진 삼성 라이온즈의 눈앞에 ‘류지혁’ 이름 세 글자가 아른거리기 시작했다.
류지혁은 13일 경북 문경 상무야구장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상무와의 원정 경기에 2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류지혁은 상무 선발 투수 강효종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나간 후 이창용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2회에는 무사 1, 2루 상황에서 간결한 희생번트로 작전을 성공시켰다. 4회 3번째 타석에서도 재차 볼넷을 얻어냈다.
류지혁의 한 방은 6회에 터졌다. 무사 1루에서 김동혁의 2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4-3으로 1점 차까지 쫓기던 삼성은 이 홈런 덕에 3점 차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류지혁은 6회 말 수비에서 대수비 김상준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팀은 7-4로 이겼다.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를 거치며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내야수로 활약한 류지혁은 2023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포수 보강이 시급한 KIA가 김태군을 영입하기 위해 류지혁을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이적 직후 류지혁은 준수한 활약을 선보이며 내야 한 자리를 든든히 채웠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삼성 상황상 다른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출전 시간을 꽤 가져갈 수밖에 없었으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류지혁은 지난해 타고투저 흐름 속에서도 타율 0.258 3홈런 36타점 OPS 0.666이라는 아쉬운 기록을 남겼다. 그나마 한국시리즈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친 점, 팀 야수 자원이 넉넉하지 않은 점 등이 고려돼 4년 총액 26억 원이라는 나쁘지 않은 규모에 FA 재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드디어 감을 잡았다. 전반기에 타율 0.310 1홈런 26타점 8도루 OPS 0.745로 데뷔 후 가장 좋은 페이스를 선보였다. 올스타전 베스트12 투표에서도 총점 2위에 올랐고, 1위 고승민(롯데 자이언츠)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선발 출전까지 성공했다.
그런데 좋던 흐름이 후반기 들어 급격히 꺾였다. 타율 0.135(37타수 5안타) 2타점 OPS 0.389라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여기에 지난 3일 LG 트윈스전에서는 실점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실책마저 범했다.
이에 삼성은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류지혁을 지난 4일 2군으로 내려보냈다. 몸 상태도 좋지 않았는지 부상자 명단에도 등재됐고, 퓨처스리그 출전 없이 열흘을 보냈다. 그리고 어제 복귀전에 나섰는데, 실전을 소화하자마자 홈런을 터뜨렸다.

삼성도 류지혁의 타격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나 올해나 내야 백업 자원이 모자란 것은 변함이 없다. 현재 1군 엔트리에서 심재훈과 이해승이 이 역할을 맡고 있는데, 둘 다 1군 경험이 매우 적다.
주전 선수들의 경기력도 고민이다. 일단 이재현이 월간 타율 0.059(34타수 2안타)로 끔찍한 부진에 시달리는 중이다. 그런데 이재현의 백업을 맡아야 할 양도근이 류지혁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루수로 나서다 보니 부진한 이재현을 계속 써야만 한다.

이런 와중에 지난주 타격감이 괜찮던 양도근마저 이번 주 2경기 내리 안타 없이 침묵했다. 상황이 이러니 2군에서 바로 홈런포를 가동한 류지혁에 눈길이 안 갈 수가 없다.
삼성은 최근 4경기 도합 5득점에 그치는 극심한 빈공 속에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51승 1무 57패(승률 0.472)까지 처졌다. 이제 5위 KIA(52승 4무 50패)와의 승차와 9위 두산(45승 5무 59패)과의 격차가 같아졌다. 류지혁과 같은 베테랑이 돌아와 반등을 위해 힘써줘야만 하는 실정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