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땅 치고 후회하겠네! 메이, 6이닝 8K 무실점 피칭→AL 강호 휴스턴 14-1 격파 '복수의 칼날 갈았나'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올해 힘든 순간이 많았다. 이런 기분을 최대한 오래 즐기고 싶다”
LA 다저스가 트레이드로 내보낸 더스틴 메이가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 활약했다.
메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보스턴은 14-1로 대승했다.
메이의 통산 네 번째 6이닝 무실점 경기였다. 2023년 5월 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년 만이다.
그는 이날 스위퍼 34개, 싱커 21개, 포심 패스트볼 19개, 커터 18개를 던졌다. 헛스윙은 12개(스위퍼 6개, 싱커 3개, 포심 2개, 커터 1개)를 유도했다. 총 96구 중 71%(68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싱커 평균 구속은 시속 95.6마일(약 153.9km)로 시즌 평균(94.6마일)보다 빨랐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6.6마일(약 155.5km)을 찍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메이는 “데뷔 첫 경기는 좋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강한 팀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어 정말 의미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보스턴 데뷔전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3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메이는 1회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한 후 세 타자를 삼진-뜬공-삼진으로 잡아냈다. 2회 한차례 위기를 맞았다. 2사 1루서 휴스턴 라몬 유리아스에게 안타를 맞은 데 이어 3루수 실책으로 주자가 3루까지 진루했다. 2사 1, 3루 위기를 맞은 메이는 흔들리지 않았다. 휴스턴 제이콥 멜튼을 시속 86.5마일(139.2km) 스위퍼로 루킹 삼진으로 잡아낸 뒤 마운드를 내려오며 포효했다.
3회는 병살타와 유격수 뜬공으로 휴스턴 타자들을 틀어막았다. 4회는 삼자범퇴, 5회와 6회는 각각 4타자만 상대하며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위기 때마다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고 스위퍼로 마무리했다. 주자 관리도 흔들림이 없었다.
메이는 “올해 힘든 순간이 많았다. 이런 기분을 최대한 오래 즐기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동안 좋은 투구가 없었다. 가능한 이 흐름을 이어가겠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활약에 뼈아픈 팀이 있다. 바로 다저스다. 다저스는 7월 31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보스턴으로부터 유망주 제임스 팁스 3세, 잭 에어하드를 받는 대가로 메이와 결별했다.
사연도 있다. 2021년에는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며 시즌 대부분을 결장했고, 이듬해 역시 거의 뛰지 못했다. 2023년 복귀 후에는 팔꿈치 굴곡근 수술로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 시즌은 샐러드를 먹다가 식도가 파열되는 황당한 부상을 입어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올해 드디어 건강하게 돌아온 메이는 다저스에서 19경기 6승 7패 평균자책점 4.85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한때 메이를 절실히 필요로 했던 시기가 있었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나우, 사사키 로키, 토니 곤솔린 등 선발 자원들이 줄줄이 이탈했기 때문. 오타니 쇼헤이가 뒤늦게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경기당 2~3이닝 소화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는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냈다.
그러나 다저스는 트레이드 마지막 날에 가차 없이 메이를 떠나보냈다.

이후 메이는 건강과 함께 완벽한 투구로 돌아왔다. 보스턴은 에이스 카드를 한 장 더 얻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이날 메이의 투구에 대해 "경기를 지배했고, 주자 관리도 잘했다. 메이는 정말 훌륭하다”라고 칭찬했다.
반면, 같은 날 LA 에인절스에 6-7로 패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동률이 됐다. 이제 선두 자리 지키기도 벅차다. 다저스로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