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성적·외국인 선수·안우진·마무리 투수까지 모두 다 잃은 키움, 1순위 유망주 정현우까지 무너지나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안 풀리는 집은 뭘 해도 풀리지 않는다. 키움 히어로즈가 올해 모든 것을 다 잃을 분위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혜성(LA 다저스)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낸 키움은 올해를 '리빌딩의 해'로 삼았다. 성적을 포기하는 대신 어린 선수들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고 '선발 에이스' 안우진이 돌아오는 내년을 바라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이에 키움은 검증된 외국인 선수 엠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아리엘 후라도를 모두 잡지 않았다. 대신 투수로는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하고 외국인 타자 2명(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을 활용하는 다소 파격적인 전략을 들고나왔다.
하지만 이들의 도박은 실패로 끝났다. 키움은 이미 2명의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푸이그 대신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합류했으며 로젠버그 역시 부상으로 이탈한 뒤 라클란 웰스가 일시 대체 선발 투수로 활약한 후 최근 C.C 메르세데스와 계약을 맺었다. 카디네스 역시 시즌 중반 부상으로 스톤 개럿이 대체 선수로 들어왔다. 이 때문에 키움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외국인 선수에 지출했다.
외국인 선수가 바닥을 치자 키움의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이에 키움은 없는 살림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홍원기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키움은 송성문과 6년 120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맺으며 분위기 반전에 힘썼다. 하지만 복귀를 앞뒀던 안우진이 자체 청백전 후 이뤄진 평고 훈련 도중 오른쪽 어깨를 다쳐 수술하게 됐다. 설상가상 마무리 투수 주승우까지 토미 존 수술을 받아 다음 시즌까지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끝없는 내리막길을 걷는 키움은 최근 정현우까지 부진에 빠졌다. 지난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출전한 그는 3⅓이닝 4피안타 2실점에 그쳤다.
지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은 정현우는 안우진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선발 유망주였다. 키움은 첫 시즌부터 그를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시키며 확실한 믿음을 드러냈다.
시즌 초반 한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던 정현우는 지난 6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59를 기록하며 잠재력을 만개하는 듯했다. 하지만 7월 평균자책점이 9.78까지 오르더니 8월에도 5.87로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