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9330명의 엄청난 환호→진심이 섞인 야유, 10분 사이에 바뀐 한 선수를 향한 관중들의 태도가 바뀐 이유는?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보스턴 레드삭스의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이 평생 한 번 경험하기도 어려운 광경을 맞이했다.
브레그먼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2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은 브레그먼이 보스턴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휴스턴의 홈구장을 방문하는 순간이었다.
지난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휴스턴의 지명을 받은 브레그먼은 팀의 성골 그 자체였다. 1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무려 9시즌 동안 타율 0.272 191홈런 663타점 OPS 0.848을 기록했다. 2019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AL) MVP 투표에서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에 이어 전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브레그먼이 합류한 후 휴스턴은 '리그 최악의 팀'으로 조롱을 받는 취급에서 벗어나 '역대급 팀'으로 올라섰다. 9시즌 중 8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며, 월드시리즈 우승 2회 준우승 2회 등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휴스턴 팬들은 1회 초 브레그먼이 타석에 들어서자 엄청난 환호를 쏟아냈다. 그간 팀을 위해 헌신한 브레그먼을 위한 환영 인사였다. 그는 환호를 듣고 "정말 멋지다"라는 멘트를 남겼다.
하지만 브레그먼에 대한 함성과 박수는 10분도 안 된 사이 진심 섞인 야유로 뒤바뀌었다. 그가 첫 타석에서 휴스턴의 심장부를 향해 비수를 꽂았기 때문이다. 브레그먼은 1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크리스티안 하비에르의 시속 80.8마일(약 130.3km) 스위퍼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이후 브레그먼은 3, 6회 범타로 물러난 뒤 7회 안타를 만들었지만, 팀의 승리를 이끌진 못했다. 보스턴은 휴스턴에 6-7로 패했다.

한편, 브레그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과 3년 1억 2,000만 달러(약 1,668억 원) 계약을 맺었다. 시즌 중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으나 복귀 이후에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타율 0.301 15홈런 48타점 OPS 0.923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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