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가 일주일간 장타 1개, 1타점이라니...바꿔? 말어? '안타 1위, 병살타도 1위' 레이예스 딜레마에 빠진 롯데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지난 시즌 한국 무대에 입성한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는 데뷔 첫해부터 KBO리그 역사를 바꿨다. 144경기서 무려 202개의 안타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타율 0.352 15홈런 111타점 OPS 0.904의 뛰어난 성적을 거둔 레이예스와 재계약(총액 125만 달러)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KBO리그 2년 차를 맞은 레이예스는 올해도 109경기 타율 0.330 10홈런 81타점 OPS 0.863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소총부대' 롯데에 필요한 장타 갈증을 해소해 주기에는 레이예스의 방망이가 다소 가볍기 때문이다.
팀 타율 1위(0.274)를 달리고 있는 롯데는 지난주 5경기서 방망이가 침묵(타율 0.192)하며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공격이 최고의 장점인 롯데는 창끝이 무뎌지자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었다.
타선이 차갑게 식은 가운데 레이예스는 5경기서 타율 0.313(16타수 5안타)로 분전했다. 하지만 5개의 안타 중 장타는 단 1개에 불과했다. 타점 역시 1개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지난주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9명 중 1타점에 그친 선수는 레이예스와 KT 위즈 앤드류 스티븐슨 2명뿐이다. 레이예스를 제외한 9명은 최소 2개 이상의 장타를 기록했다.
득점권 타석 자체가 많지는 않았다. 레이예스는 5번의 득점권 기회서 3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 그리고 병살타 1개를 기록했다. 규정타석 타자 중 리그 4위(0.391)의 득점권 타율을 자랑하는 레이예스의 '해결사 본능'이 발휘되기에는 밥상이 부실했다.

팀 타선이 얼어붙었기 때문에 레이예스의 장타력 부족은 더욱 아쉽게만 느껴졌다. 지난주 4패 중 1경기는 2점 차(0-2), 2경기는 1점 차(5-6, 0-1)였다. 박빙의 승부에서 중심타선에 배치된 외국인 타자의 홈런이 터졌다면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었겠지만, 레이예스는 '한 방' 능력이 없었다.
롯데는 지난 7일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메이저리그 통산 144경기를 선발로 뛴 빈스 벨라스케즈를 전격 영입했다. 3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미 5월 찰리 반즈를 알렉 감보아로 교체한 롯데는 2번째 교체 카드를 사용해 레이예스와 시즌 끝까지 동행해야 한다. 물론 카드가 남아있다고 해도 현시점에서 준수한 타격 성적을 기록 중인 레이예스를 교체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다만 올 시즌을 마친 뒤 레이예스와 재계약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교한 타격 과 득점권에서 해결사 능력은 뛰어나지만, 홈런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수비와 주루도 썩 뛰어난 편이 아니다. 올해는 리그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병살타도 늘어났다(2024년 16개, 2025년 18개). 독보적인 '안타 기계'지만 2% 아쉬운 레이예스 딜레마에 롯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