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던지고 싶다” 42세+3,500K...벌랜더, 역대 10번째 금자탑 세우고 2026 시즌 예고 ‘전설은 계속된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저스틴 벌랜더가 통산 3,5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42살의 나이에 달성한 대기록. 메이저리그(MLB) 사무국도 공식 채널을 통해 “역대 10번째 3,500탈삼진”이라며 금자탑에 박수를 보냈다.
벌랜더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1피안타 1볼넷 5실점 6탈삼진을 기록했다.
호투라고 보기 어려운 성적이지만, 이날만큼은 성적보다 그의 투혼이 빛났다.
전날까지 통산 3,497탈삼진을 기록했던 벌랜더는 1회 초 두 타자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3,4번째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지만, 2사 2루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3,500탈삼진 위업을 달성했다.
벌랜더는 20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올 시즌 첫 승이 17번째 등판에서야 나올 만큼 굴곡을 겪었지만, 마운드를 향한 집념은 흔들리지 않았다. 직구는 여전히 최고 153km/h를 뿜었고 끝내 통산 3,5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에 도달했다.

흥미로운 건 그의 시선이 ‘현재’보다 ‘다음’에 꽂혀 있다는 점이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에 따르면 벌랜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년에도 던지고 싶다”라고 했다. 큰 부상이 온다면 수술-재활의 강행군은 택하지 않겠지만, 올 시즌 들어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고 구위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노장 에이스의 감각이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현재 성적표는 20경기 1승 9패 평균자책점 4.53, 99⅓이닝 87탈삼진. 샌프란시스코와 1년 1,500만 달러(약 208억 원) 단기계약을 맺었고 시즌 종료 후 다시 FA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에이스’가 아닌 로테이션의 후방을 채울 베테랑 카드로서 가치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3,500탈삼진을 찍은 그의 팔은 필요할 때 중요한 아웃카운트를 뽑아낼 수 있음을 방증한다.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화려하지만, 이 기록의 진짜 힘은 ‘시간’을 이긴 서사에 있다. 40대를 넘어선 투수에게 한 타석, 한 이닝은 회복력과 준비성의 싸움에 가깝다.
그럼에도 벌랜더는 ‘던질 이유’를 믿기 힘든 수치로 증명했다. 오늘의 3,500탈삼진은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는 기념비가 아니라, 내년을 예고하는 이정표다. 그리고 이 이정표는 자이언츠든 다른 유니폼이든, 여전히 그가 마운드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

한편, 200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벌랜더는 통산 546경기에서 263승 156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 중이다.
현역 최다승 1위. 2006년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출신으로 올스타에 무려 9번이나 선정됐다. AL 사이영상도 세 차례(2011년, 2019년, 2022년) 수상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