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예카!’ 조형우 스리런 친 날, 또 다른 ‘안방마님 후보’도 대포 가동…최근 10G 4홈런, 적응 속도 빠르네

[SPORTALKOREA] 한휘 기자= 1군에서 선발 출전한 조형우(SSG 랜더스)가 스리런 홈런을 쳐낸 날, 2군에서도 SSG가 기대하는 젊은 포수가 담장을 넘겼다.
SSG 이율예는 10일 인천 강화 SSG 퓨처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1회부터 대포를 가동했다. SSG가 2-0으로 앞선 가운데 2사 1루 상황에서 한화 선발 투수 박준영의 초구를 곧장 받아 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율예의 올 시즌 퓨처스리그 7호 홈런.

3회 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는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율예에게는 ‘눈야구’라는 무기도 있었다. 5회 말 볼넷을 골라 무사 만루 기회를 이어 갔고, 이후 박정빈의 싹쓸이 3루타를 틈타 홈도 밟았다.
이율예는 6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라 이날 3출루 경기를 완성한 뒤 8회 초 대수비 김규민과 교체됐다. SSG는 이율예의 활약 속에 8-6으로 이겼다. 결과론이라고는 하나 이율예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날 1군에서는 선발 출전한 조형우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박세웅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4호)을 터뜨리기도 했다. SSG가 기대하는 젊은 포수들이 나란히 대포를 가동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

이율예는 강릉고 2학년 시절부터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끌었다. 안정적인 수비와 강한 어깨는 물론, 나날이 발전하는 타격도 인상적이라 상위 라운드 지명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SSG가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이율예를 지명했다. 다소 ‘얼리픽’ 아니냐는 평가도 있었으나 SSG의 포수진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지명이었다.
다듬을 것이 많은 만큼 1군 경험은 교체로 2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다. 대신 퓨처스리그에서는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그런데 성장세가 생각보다 빠르다. 고교 시절 보여준 타격 발전이 헛되지 않았다는 듯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율예의 올 시즌 퓨처스리그 기록은 47경기 타율 0.342 7홈런 24타점 OPS 1.081이다. 특히 삼진은 25개인데 볼넷이 30개에 달할 정도로 ‘눈야구’가 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출루율도 0.486으로 매우 높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으나 이율예보다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상무 류현인(0.514) 1명뿐이다.
최근 들어 장타에도 눈을 뜬 점이 인상적이다. 이율예는 6월까지 2루타 3개와 홈런 3개만을 기록하며 장타보다는 일단 안타 생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7월 이후에만 2루타 2개와 3루타 1개, 홈런 4개를 터뜨렸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칠 정도로 타격 페이스가 우상향하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확장 엔트리에서 기회를 얻어도 이상하지 않다.

이율예의 성장은 SSG에도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기존 주전 포수인 이지영은 노쇠화를 이기지 못하며 올 시즌 타율 0.218 2홈런 16타점 OPS 0.572로 매우 부진하다.
그나마 조형우가 타격과 수비 모두 ‘스텝업’에 성공해 희망을 쐈다. 하지만 68경기 타율 0.251 4홈런 21타점 OPS 0.655로 표면적인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다. 이율예가 퓨처스에서의 타격감을 1군에서도 보여준다면 생각보다 일찍 주전 경쟁을 시작할 수 있다.
이율예의 등장곡은 본인의 이름에서 모티브를 딴 ‘유레카’다.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는 이 노래에 맞춰 댄스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제 다음 목표는 포수 자리를 두고 고민 중인 SSG가 이율예를 보고 ‘유레카’를 외치게 하는 것이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