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공백이 이렇게 큰가…‘충격의 2경기 1득점’ 침묵하는 롯데 타선, 이대로라면 3위 자리도 위험하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대체 롯데 자이언츠의 타선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롯데는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 1-10으로 졌다. 3연패 수렁에 빠진 롯데의 올 시즌 성적은 58승 3무 48패(승률 0.547)가 됐다.
마운드부터 심하게 흔들렸다. 선발 투수 박세웅은 홈런 2개를 내주는 등 5⅔이닝 10피안타 2볼넷 5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불펜진도 3점을 더 헌납해 7월 5일 KIA 타이거즈전 13실점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타선이었다. 오늘 SSG의 선발 투수는 김건우였다. 올 시즌 대체 선발로 꾸준히 나서며 기대 이상의 준수한 투구를 펼쳐 온 좌완 투수다. 하지만 아직 로테이션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선발로 나선 9경기 가운데 5이닝을 채운 적은 단 1번이다. 직전 등판인 7월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1⅔이닝 2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가 공략해 볼만한 상대였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김건우에게 꽁꽁 묶였다. 1회 2사 1, 2루 기회를 놓친 것이 시작이었다. 2~3회에도 안타는 하나씩 쳐냈으나 득점과는 인연이 없었다. 결국 5회까지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얻고도 점수를 내지 못했다.

김건우가 내려간 시점에서 점수 차는 0-8까지 벌어졌다. 이에 SSG는 필승조를 아끼고 추격조 투수들로 남은 이닝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롯데는 상대 추격조도 공략하지 못했다. 9회 말에 터진 노진혁의 솔로포(1호)로 간신히 영봉패만 면했다.
롯데는 이미 8일 경기에서도 한 점도 뽑지 못한 채 0-1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날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되면서 분위기를 환기할 틈이 생긴 듯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롯데의 ‘빈공’은 이달 들어 유독 심하다. 8경기에서 단 25득점을 뽑아 경기당 3.13점을 얻는 데 그쳤다. 리그에서 한화 이글스(8경기 24득점, 경기당 3.0점) 다음으로 나쁜 수치다.
세부 지표를 보면 문제가 더 심각하다. 롯데 타선의 8월 종합 성적은 타율 0.204 2홈런 25타점 OPS 0.549다. 타율, 홈런, 출루율(0.294), 장타율(0.255), OPS 모두 10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다.
7월만 하더라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타선의 파괴력이 뛰어나진 않았어도 월간 팀 타율(0.252)과 OPS(0.674) 모두 7위에 올랐다. 득점(91점)도 6위였으니 리그 평균 정도는 했던 셈인데, 달이 바뀌니 리그 최약체 타선으로 전락했다.

이에 ‘캡틴’ 전준우의 공백을 체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준우는 지난 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주루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교체됐다. 검진 결과 근육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4주간 자리를 비운다.
전준우가 사라진 후 롯데 타선의 짜임새는 급격히 약해졌다. 그나마 6일 KIA전에서는 복귀전을 치르는 애덤 올러를 공략해 7득점에 성공했으나 이후 3경기에서 순서대로 5득점-무득점-1득점에 그친다. 특히 중요한 상황에서 ‘해결사’가 없는 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롯데는 전준우 없이 8월의 무더위를 견뎌야 한다. 계속 침체된 채로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제는 2위 한화 이글스와의 격차(4경기 반)보다 SSG와의 차이(3경기)가 더 작다. 3위 자리가 위험해진 실정이다. 무언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