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신인'→3,000K '전설' 맞대결...커쇼·슈어저, 다저스타디움서 운명의 리매치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지구 최강 선발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경기에 클레이튼 커쇼와 맥스 슈어저가 선발 등판한다.
이 둘의 만남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성사됐다. 특히 양측 선발이 모두 3,000탈삼진(K) 클럽에 가입했다는 점에서 매우 보기 드문 경기로 평가된다.
3,000K 클럽은 MLB에서 가장 좁은 문 중 하나다. 커쇼와 슈어저는 가장 최근에 이 기록에 오른 투수로 두 사람 모두 다저스 소속일 때 달성했다. 슈어저는 2021년 다저스 시절에, 커쇼는 지난 7월에 기록했다. 역대 19·20번째 달성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이들의 역대 맞대결은 이번이 다섯 번째이며, 정규시즌 맞대결은 네 번째다.
커쇼와 슈어저의 인연은 2008년 9월 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애리조나 소속이던 슈어저와 다저스의 커쇼는 모두 신인. 원래 선발로 예정됐던 ‘레전드’ 그레그 매덕스와 랜디 존슨의 로테이션이 어긋나는 바람에 두 유망주의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결과는 나란히 3실점 무결. 하지만 슈어저가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더 날카로운 인상을 남겼다.
이후 두 사람의 재회는 무려 8년 뒤인 2016년 10월 8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이뤄졌다. 커쇼가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챙겼고, 슈어저는 6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세 번째 맞대결은 2018년 4월 2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이번엔 슈어저가 웃었다. 6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고, 커쇼는 7이닝 4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만남은 2021년 4월 12일. 커쇼가 6이닝 무실점으로 판정승을 거뒀고, 슈어저는 6이닝 1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흥미로운 건, 두 투수가 ‘신인에서 3,000K 투수’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2008년 첫 맞대결 당시 커쇼는 빅리그 통산 77탈삼진, 슈어저는 34탈삼진에 불과한 풋내기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세월이 흐른 지금 두 신인은 나란히 3,000탈삼진 고지를 밟았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한 기록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둘 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MLB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면 신인 시절 맞대결을 펼친 뒤 나란히 HOF에 오른 사례는 1890년 사이 영과 키드 니콜스 이후 단 두 번뿐이었다. 이제 커쇼와 슈어저가 이 희귀한 명단에 이름을 올릴 차례다.
현존 최강 투수들의 17년 만의 리매치에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이 쏠린다. 두 전설이 마운드에서 다시 마주하는 순간은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과연 이번 대결이 어떤 명장면을 남길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