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는 녹슬지 않는다’ 37세에도 여전한 김현수의 통산 2,500번째 안타, LG의 선두 수성을 견인하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결국 LG 트윈스의 승리를 이끈 것은 ‘타격 기계’가 남긴 대기록이었다.
LG 김현수는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5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로 활약했다.
김현수는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2,497안타를 기록했다. 이번 주말 3연전에서 2,500안타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됐는데, 첫 경기부터 안타 3개를 터뜨리며 기록을 완성했다.

4회 말 2번째 타석에서 한화 선발 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치며 이날 첫 안타를 신고했다. 6회에 다시 한번 류현진을 공략헤 재차 중전 안타를 뽑아내며 빠르게 ‘멀티 히트’를 기록, 대기록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 뒀다.
그리고 정말 결정적인 순간에 기록을 완성했다. 1-1로 맞선 연장 10회 말. 선두 타자 문보경이 삼진으로 물러난 후 김현수의 5번째 타석이 돌아왔다. 0-2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으나 3, 4구를 커트했고, 5~7구 빠지는 공을 전부 골라내며 풀 카운트 승부를 끌고 갔다.
뒤이어 김현수는 김서현의 8구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기술적으로 퍼 올렸다.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가 됐다. ‘타격 기계’라는 별명에 걸맞는 컨택으로 KBO 역대 4번째 2,500안타 고지를 밟았다.

결국 김현수의 대업이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대주자 손용준이 2루로 나간 가운데, 이어진 오지환의 타석에서 상대의 아쉬운 수비가 겹치며 1사 2, 3루 상황이 이어졌다. 한화 벤치가 박동원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으나 천성호의 끝내기 안타가 나오며 LG가 2-1로 이겼다.
이 승리로 LG는 시즌 64승(2무 41패)째를 거두고 2위 한화(60승 3무 41패)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주중에 선두 자리를 꿰차더니 한화와의 중요한 일전 첫 경기부터 승전고를 울렸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현수가 있었다.

김현수는 ‘신고 선수 신화’를 쓴 대표적인 선수다. 신일고 시절부터 타격 실력은 인정받았으나 부족한 수비력 때문에 200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받았다. 결국 신고 선수로 두산 베어스와 계약했다.
그런데 2007년 주전으로 도약하더니 2008~2009시즌 연속으로 타율 0.357을 기록해 리그 최고의 교타자로 거듭났다. 워낙 안타를 잘 친다고 ‘타격 기계’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도 얻었다.
2015년 두산의 14년 만의 우승을 함께한 뒤 메이저리그(MLB) 도전에 나섰고, 2시즌 간 활약한 뒤 LG와 계약하며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기나긴 ‘암흑기’는 벗어났으나 최상위권으로 도약하지 못하던 LG가 본격적인 강팀으로 거듭나기 시작한 계기가 김현수의 영입이었다.

같은 지붕 아래 옆집으로 이사했으나 김현수는 여전했다. 타선의 중핵 역할을 맡으며 2023시즌 29년 만의 감격적인 우승을 함께 했다. 하지만 최근 2년 내리 하락세를 보이며 노쇠화를 피하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보란 듯이 부활하며 ‘정상 가동’을 알렸다. 홍창기의 장기 부상이라는 ‘비상사태’ 속에서도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 9홈런 71타점 OPS 0.869로 펄펄 날며 녹슬지 않은 모습이다.
LG는 시즌 중반 주춤하던 모습을 뒤로 하고 후반기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다. 김현수가 보여주는 ‘베테랑의 품격’이 LG의 정상 공격에는 정말 큰 힘이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