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감독보다 1살 많은' 日 최고령 투수, 불멸의 기록 세웠다...그런데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서?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일본 프로야구(NPB)의 살아있는 전설 이시카와 마사노리(야쿠르트 스왈로즈)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런데 '투수'인 그가 기록을 세운 곳은 마운드가 아닌 타석이었다.
이시카와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PB 정규시즌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약 한 달 만의 등판에서 시즌 2번째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한 이시카와는 2-2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선발승 수확하지는 못했다. 야쿠르트는 8회 초 터진 호세 오수나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3-2 승리를 거두며 도쿄돔 8연패를 끊었다.

'미일 통산 198승' 다나카와 맞대결서 판정승...타석에서도 안타로 완승
이날 경기는 '미일 통산 198승' 다나카 마사히로와 'NPB 통산 188승' 이시카와, 두 베테랑의 맞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다나카는 5⅔이닝 3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모처럼 호투를 펼쳤으나 6회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돼 이시카와가 판정승을 거뒀다.
두 선수는 투타 맞대결도 펼쳤다. 야쿠르트와 요미우리가 속한 센트럴리그는 지명타자 제도 없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1-1로 양 팀이 팽팽하게 맞선 5회 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등장한 이시카와는 방망이를 짧게 잡고 승부에 집중했다. 그는 볼카운트 2-1에서 다나카가 던진 144km/h 패스트볼을 깔끔하게 쳐내 중전안타를 기록했다.

'24년 연속 안타' NPB 투수 최장 연속 불멸의 기록
이 안타로 이시카와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2002년 데뷔한 그는 무려 '24년 연속 안타'라는 기록을 세운 것. 이는 현재 요코하마 DeNA 감독을 맡고 있는 미우라 다이스케(1993~2016년)에 이어 NPB 역대 2번째이자 투수 최장 연속 안타 공동 1위 기록이다. 타자를 포함해도 역대 3위에 해당하는 대단한 기록이다.
이번 기록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2027년부터 센트럴리그에 지명타자(DH)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만약 다음 시즌 이시카와가 현역 생활을 이어가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한다면 투수 최장 기록을 25년으로 늘릴 수 있다.
2027년부터는 센트럴리그에서도 투수가 타석에 들어설 일이 없기 때문에 이시카와의 24년 연속 안타는 'NPB 역대 투수 최장 연속 안타'라는 불멸의 기록이 됐다.

"투수도 9번째 야수...어떻게든 출루하겠다는 마음"
일본 매체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이시카와는 "어떻게든 출루하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며 "한 방이 나와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미우라 감독님(24년 연속 안타 기록 보유자)이 늘 '안타를 쳐라'고 말씀해주신 덕분"이라며 "우리(투수)도 9번째 야수라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임한다"고 높은 프로 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다나카와 멋진 승부를 펼친 것에 대해 "다나카가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는 모습에 나도 이끌렸다"며 "팀에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1980년생으로 올해 45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시카와는 투구와 타격 모두에서 여전한 실력을 과시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야쿠르트 스왈로즈 SNS, 유튜브 'DRAMATIC BASEBALL 2025'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