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더비의 저주인가? 포수 역대 최초 50홈런-AL MVP 동시 수상 노렸던 랄리, 후반기 타율 '0.195'로 낭떠러지행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아메리칸리그(AL) 홈런 선두 칼 랄리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긍정적인 쪽이 아닌 부정적인 방향으로 말이다.
랄리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2번-지명 타자로 출전했다.

1회 말 랄리는 상대 선발 셰인 스미스의 높은 쪽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3루 파울 플라이에 그쳤다. 이어 3회 2번째 타석에선 몸쪽 시속 97.4마일(약 156.8km) 패스트볼에 헛방망이를 휘둘러 삼진을 당했다.
5회 3번째 타석에서도 중견수 플라이에 그친 랄리는 8회 선두 타자로 나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처음으로 출루했으나 후속 타자들의 범타로 홈을 밟진 못했다.
랄리는 이날 3타수 무안타 1삼진 1볼넷에 그쳤다.

이번 시즌 랄리는 엄청난 장타 생산력을 뽐내며 강력한 AL MVP 후보로 떠올랐다. 특히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의 홈런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그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전반기에만 무려 38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포수 출신 역대 최초 50홈런을 넘어 60홈런을 바라볼 수 있는 페이스였다.

랄리는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도 자신의 파워를 과시했다. 당시 1라운드에서 비거리 1인치도 되지 않는 차이로 브렌트 루커(애슬래틱스)를 꺾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으며 결승에서 주니오르 카미네로(탬파베이 레이스)를 제치고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갔다.
하지만 홈런 더비에서 힘을 다 쓴 결과는 참담했다. 후반기 19경기에서 타율 0.195 4홈런 8타점 OPS 0.604에 그치며 시즌 성적이 타율 0.248 OPS 0.939까지 떨어졌다.

최근 시애틀은 랄리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포수 마스크를 미치 가버에게 맡기고 그를 지명 타자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명 타자로 뛸 때 랄리의 성적은 더 좋지 않다.
랄리로서 더 안타까운 부분은 강력한 경쟁자였던 저지의 부상 기간을 살리지 못했다는 점. 저지는 지난 10일간 팔꿈치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부상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에는 MVP 배당에서 랄리가 저지를 앞섰으나, 이제는 저지가 압도적으로 앞서는 상황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