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만의 우승' 도전하는 롯데, '10승 투수' 데이비슨을 떠나보낸 결정적인 이유는?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34년 만에 정상을 노린다.
롯데는 최근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트리플A 소속 빈스 벨라스케즈를 연봉 33만 달러(약 4억 5,700만 원)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벨라스케즈는 KBO 역사상 가장 명성 높은 외국인 선발 투수 중 한 명이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미국에서 활약했던 시절 함께 내셔널리그(NL)를 누빈 그는 통산 191경기에 출전해 38승 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다만, 롯데는 종전까지 수준급 활약을 펼친 터커 데이비슨이 있었다. 그는 이번 시즌 22경기에 나서 10승 6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비록 정규시즌 중반 흔들리는 면이 있었으나 최근 다시 페이스를 되찾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KBO 역사상 10승 투수가 교체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롯데가 외국인 선수 교체를 선택한 이유는 경험과 이닝 소화력 때문이다.

벨라스케즈는 데이비슨에 비해 풍부한 선발 경험을 보유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7번밖에 선발로 나서지 못했던 데이비슨과 달리 무려 144경기에 나섰다.
게다가 그는 '필리건'이라고 불리는 열광적인 필라델피아 팬들 앞에서 엄청난 부담감을 이겨내고 선발 마운드를 지켰다. 롯데 역시 필라델피아와 마찬가지로 부산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기다리고 있기에 이 부분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데이비슨의 이번 시즌 홈경기 성적은 4승 3패 평균자책점 4.68로 원정(2.69)에 비해 좋지 않다.

또 데이비슨은 이번 시즌 롯데에 가장 필요했던 '이닝 소화'를 원활하게 해내지 못했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선 2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으나 이후 12경기에선 9차례나 6이닝 미만에 그쳤다.
롯데는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에서 760이닝 이상을 투구한 선수"라며 "우수한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춰 중요한 경기에서 팀에 필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한 사유를 밝혔다.
벨라스케즈는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시는 롯데 팬분들 앞에 서는 것이 기대된다"라며 "팀의 중요한 시기에 합류하는 만큼 책임감을 갖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8일 기준 58승 3무 46패(승률 0.558)로 리그 3위에 올랐다. 1위 LG 트윈스(63승 2무 41패 승률 0.606)와도 5경기 차, 4위 KIA 타이거즈(50승 4무 48패 승률 0.510)와도 5경기 차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