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돼서 기쁘지만 그의 빈자리가 낯설다”...'KBO 역수출 신화' 켈리 없는 애리조나 허전함만 남았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완 잭 갤런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메릴 켈리를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켈리는 트레이드 마감일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며 애리조나와 작별했다.
올 시즌 22경기에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한 켈리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다. 그의 활약에 트레이드 시장에선 '컨텐더 팀'들의 뜨거운 러브콜이 이어졌고, 결국 텍사스가 그를 품었다.
하지만 남겨진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더 무거웠다.
갤런은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를 통해 절친 켈리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켈리는 정말 좋은 친구였다. 경기 외적으로도 시간을 많이 보냈다. 주로 골프를 치거나 저녁을 먹으러 가곤 했다.” “시즌 마지막 주쯤엔 ‘이게 마지막 골프네, 이게 마지막 저녁이네’ 같은 말들을 자주 했다.”
이어 켈리가 떠난 뒤 처음으로 홈구장 체이스 필드에 돌아온 날, 갤런은 묘한 공허함을 느꼈다고 했다. “좀 이상했다. 켈리 이름표가 사라진 걸 보니 어색했다. 비행기에서도 대각선 자리에 앉던 친구였는데 그 빈자리가 참 이상했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갤런은 친구의 이적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가 잘돼서 기쁘다. 올해 정말 잘 던졌고, 덕분에 우승을 노리는 팀에서 뛰어볼 기회를 얻게 됐다.”

애리조나는 올 시즌 54승 60패(승률 0.474)를 기록, 리그 4위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과는 멀어진 상태다. 구단은 트레이드 마감일에 부진한 성적을 이유로 주요 선수들을 대거 정리했다. 켈리도 그중 한 명이었다.
이런 가운데 트레이드 루머에 올랐던 갤런은 팀에 남았다. 마이크 헤이젠 애리조나 단장은 갤런의 트레이드 가능성에 대해 “그를 데려가려면 매우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했다”라고 밝혔다.
갤런은 트레이드 마감 직후 자신의 잔류에 대해 “구단에 남게 돼서 기쁘다. 지난 3년 동안 이곳은 ‘집’ 같은 곳이었다. 이 팀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비록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져나갔지만 여전히 팀에 남아 있는 전력은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라커룸엔 아직도 올스타 출신 타자 두 명이 있다. 좋은 구위를 가진 투수들도 있다. 나 역시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그저 이례적인 한 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여전히 증명할 게 많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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