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치켜세우는 거 아니야?” 이정후, 1할대 극심한 부진 버텨내고 8월 타율 0.417 폭발! 반등 비결은 ‘세상과 단절’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8월 타율 0.417. 태평양 건너 거대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열풍이 불고 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최근 활약이 대단하다. 지난 6월 1할대 타율을 기록하던 이정후가 맞나 싶다. 그 배경엔 오직 ‘야구’에 집중하는 그의 담담한 멘탈이 있었다.
이정후는 누구보다 뜨거운 시선을 받으며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한국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이라는 평가, ‘이종범의 아들’이라는 타이틀. 수많은 기대와 부담이 그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정후는 흔들림 없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그 중심에는 ‘특급 멘탈 관리법’이 있었다.
이정후는 지난달 31일 공개된 라이프플러스 인터뷰에서 “내가 잘했을 때 나오는 기사들을 보면, 나는 이 정도 선수가 아닌데 너무 치켜세우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에 자꾸 신경을 안 쓰려고 노력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말뿐이 아닌 실천으로 그 태도를 증명하고 있다. 이정후는 “유튜브만 들어가도 야구 영상이 자꾸 뜨길래 관심 없음 버튼을 눌러서 다 없애버렸고, 네이버도 삭제했다. 카카오톡도 지워서 연락도 거의 안 하고 있다. 그냥 세상과 단절하고 사는 느낌으로 살고 있다”라며, 외부와의 접점을 최소화한 채 오직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후가 이렇게까지 단절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그는 “나를 믿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하면서, 나머지 것들은 보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외부의 소음이나 시선에 흔들리기보다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결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였다.

그의 멘탈은 시련 속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7일 공개된 인터뷰 2부에서는 지난해 5월 당한 부상에 대해 “참담했다”라고 짧게 표현했다. 하지만 그는 무너지지 않았다. “재활하면서 팀 동료들과 더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라며 오히려 그 시간을 성장의 계기로 삼았다.
이어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순간엔 어떤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에 이정후는 “그냥 한다. 될 때까지 계속 두드려본다. 그냥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라며 담담하게 답했다.
그 한마디에는 이정후가 지금껏 살아온 야구 인생의 철학이 담겨 있다.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주변 반응에 흔들리지 않으며, 늘 그 자리에서 똑같이 훈련하고 경기에 임한다. 외부의 칭찬에도 들뜨지 않고 비난에도 움츠러들지 않는다.
이정후는 화려하게 주목받는 스타지만 정작 자신은 주목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관심 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야구만 하고 싶고, 그걸로 충분하다”라며 속내를 털어놨다.
그의 진솔한 태도는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인터뷰 영상 댓글에는 “한국 최고 천재 선수,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느껴진다”, “마음가짐 본받고 싶다”라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이정후는 오늘도 타석에 선다. 잘 맞을 때는 내일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안 풀릴 때는 두려움을 마주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같은 마음으로 방망이를 쥔다.
“버티고, 그냥 해야죠. 될 때까지.”

사진=유튜브 'LIFEPLUS TV'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