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첫 승' 감격→하루 만에 ⅔이닝 3실점 패전, 38억 왼팔 불펜 함덕주, 언제쯤 믿음직한 필승조 될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무려 2년 만에 첫 승이라는 감격적인 순간을 누리기도 전에 곧바로 패전 투수가 됐다. 함덕주(LG 트윈스)의 이번 시즌은 롤러코스터와도 같다.
함덕주는 지난 6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회 마운드에 올랐다.

팽팽했던 7-7 동점 상황. 함덕주는 선두 타자 김인태를 좌익수 플라이, 강승호를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김기연에게 내준 볼넷이 화근이었다. 이어 김민석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함덕주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준 뒤 2루를 허용했고, 이유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스코어는 7-10까지 벌어졌다. 기제서야 염경엽 감독은 함덕주를 포기하고 백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LG는 9회 말 1점을 따라갔으나 동점, 역전을 이뤄내지 못한 채 경기에서 패했다.

과거 두산의 핵심 5선발이자 미래를 이끌 투수로 꼽혔던 함덕주는 지난 2021시즌을 앞두고 채치선과 함께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반대급부로, 두산으로 향했던 선수는 양석환과 남호였다.
이후 함덕주는 첫 2시즌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023년 특급 불펜 역할을 맡아 57경기 4승 4세이브 16홀드 평균자책점 1.62를 기록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맹위를 떨친 그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함덕주는 FA 자격을 얻어 LG와 4년 38억 원 규모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FA 계약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으며 첫 시즌 15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번 시즌에는 예상보다 재활 과정이 빨라 지난 6월 돌아왔지만, 성적이 좋지 않다. 평균자책점은 6.17에 이른다.

특히 LG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드는 부분은 함덕주의 롤러코스터 성향 때문이다. 지난 경기에서 그는 7회에 등장해 1이닝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하지만 이날은 2아웃을 잡아 유리한 상황에서도 ⅔이닝 3실점에 그쳤다. 또 두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고도 순식간에 연속 볼넷, 안타를 맞아 뒤에 나오는 투수들도 부담감과 긴장감이 상당하다.
장현식, 유영찬, 김영우 등 우완 불펜이 뛰어난 LG는 상대적으로 좌완은 빈약하다. 이우찬이 이번 시즌 1점대 평균자책점(1.89)을 기록하는 등 경기력이 준수했지만, 세부 스탯이 좋지 않아 지난 6월 2군으로 내려간 뒤 아직 1군 무대에 올라오지 못했다.
이에 함덕주에 대한 부담, 기대감은 당연히 더 클 수밖에 없다. 좌타자를 상대로 원 포인트 릴리버는 물론 '킬러' 역할을 맡아야 할 선수이기 때문이다.
사진=뉴스1,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