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전설 밥 깁슨 수준인데?' 류현진 WS 우승 막았던 베테랑 투수, 평균자책점 '1.38'로 압도적 시즌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네이선 이볼디(텍사스 레인저스)가 믿기지 않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지 않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이볼디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1회 초 트렌트 그리샴, 벤 라이스를 가볍게 범타 처리한 이볼디는 애런 저지에게 낮은 쪽 스플리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2회에도 삼자범퇴로 마친 그는 3회 2사 후 앤서니 볼피에게 첫 장타를 허용했으나 그리샴을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 이볼디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8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1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양키스 타자들은 상대 투수의 압도적인 코너워크와 제구력에 혀를 내둘렀고, 결국 8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못한 채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이볼디는 이날 8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지난 2008년 신인 드래프트 11라운드 337번째로 지명된 이볼디는 2011년에 데뷔해 무려 15년을 메이저리그에서 누빈 베테랑 선발 자원이다. 다만 그는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잭 그레인키, 저스틴 벌랜더(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같이 데뷔 초부터 이름을 날린 선수는 아니었다.

이볼디의 활약이 입소문을 탄 시점은 지난 2018년이었다. 당시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트레이드로 건너왔던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 연장 승부에서 그는 구원 투수로 나와 6이닝을 1실점으로 버텼다. 비록 패전 투수가 됐으나 그가 엄청나게 이닝을 소화하면서 보스턴은 투수 자원을 아낄 수 있었고, 4, 5차전 연이어 승리를 거두며 5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이볼디는 지난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투표 4위에 오른 뒤 준수한 3선발급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지난해 텍사스와 3년 7,500만 달러(약 1,040억 원) 계약을 맺었다.

FA 시즌 첫 해 이볼디는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시즌 19경기에 나서 10승 3패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1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은 지난 1968년 전설적인 선수로 꼽혔던 밥 깁슨(22승 9패 1.12)을 연상하게 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렇게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도 이볼디는 현재 AL 사이영 경쟁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 5월 막판 삼두근 부상을 당해 약 한 달 정도 휴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개럿 크로셰(보스턴 레드삭스)에 밀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볼디가 160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1점대 초중반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 2021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활약했던 코빈 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167이닝을 던지고도 평균자책점 2.43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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