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 낭만? 日 고시엔 개막전부터 153구 완투승 나왔다! 170cm 단신 투수 "체력 남아돌아"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개막전부터 153구 완투 경기가 나왔다.
지난 5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이하 고시엔 대회) 개막전에서 소세이칸고교는 고마쓰오타니고교를 3-1로 꺾고 승리했다.
170cm 단신 에이스, 고시엔 개막전 153구 완투승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소세이칸고교 선발투수 모리시타 쇼타(3학년)였다. 키 170cm의 작은 체구에서 최고 149km/h 강속구를 던지는 모리시타는 9회까지 34명의 타자를 상대로 153구를 던져 6피안타 13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비자책) 역투로 팀의 개막전 승리를 이끌었다.
모리시타는 1회에만 3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먼저 실점했다. 2회에도 2개의 안타를 맞은 그는 이후 3회부터 6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기세를 올렸다.
압권은 8회였다. 투구 수가 120구를 넘은 상황에서도 140km/h대 패스트볼을 뿌리며 상대 2~4번 타자를 헛스윙 삼진, 땅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8회까지 140구를 던진 모리시타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뜬공 2개와 삼진으로 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마지막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은 패스트볼 구속이 143km/h를 마크했다. 이날 최고 구속이 146km/h였는데, 경기 막판까지도 비슷한 구속을 유지할 정도로 힘이 넘쳤다
45년 만의 고시엔 개막전 13탈삼진 진기록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고시엔 대회 개막전에서 13개의 탈삼진을 잡은 투수는 1980년 도호쿠고교의 나카죠 요시노부 이후 45년 만의 기록이다.
또한 고시엔 개막전서 매 이닝 탈삼진과 두 자릿수 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것도 일본 고교야구에 알루미늄 배트가 도입된 1974년 이후 최초의 기록이다.
"체력적으로 여유있어...한신 모리시타와 같은 이름, 부끄럽지 않은 투구"
모리시타의 호투 비결에는 '경기 개시 시간'이 영향을 미쳤다. 원래 고시엔은 아침에 개회식부터 시작해 대회가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날은 기록적인 폭염의 영향으로 개회식이 오후 4시에 열렸고, 개막전은 오후 5시 39분에 시작됐다.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야간 경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모리시타는 "시원해서 던지기 수월했다. 체력적으로도 여유가 있어서 좋았다"라며 완투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의 간판 타자이자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일본 국가대표팀 4번 타자로 활약한 모리시타 쇼타와 동명이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같은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투구를 하고 싶었다. 완투를 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사진=스포니치 아넥스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