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보다 심준석’ 아니었어? ‘ERA 10.80’→3년 만에 방출이라니…‘13⅓이닝 31사사구’ 제구 문제 극복 못 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현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김서현(한화 이글스)보다 호평받던 유망주의 미국 도전은 이대로 끝나는 걸까.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루키 리그 팀인 FCL 말린스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투수 심준석을 방출했다.
충격적인 소식이다. 심준석은 덕수고 시절 150km/h 후반대의 강속구를 펑펑 뿌리며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전체 1순위로 지명받을 것이 확실시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심준석이 나올 예정이던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번은 2021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정해졌다. 이러다 보니 2021시즌 하위권 경쟁을 두고 ‘심준석 리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준석에 대한 기대치는 컸다.
하지만 심준석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눈을 돌렸다. 드래프트 신청 마감일인 2022년 8월 16일까지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이에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화도 심준석 다음 가는 평가를 받은 김서현으로 눈을 돌려야 했다.
심준석은 부상 이후 3학년 때 평가가 다소 하락하며 계약에 시간이 오래 걸렸다. 2023년 1월 16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했지만, 당초 100만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됐던 계약금이 75만 달러에 그쳤다.

그럼에도 영입 당시 기대치는 높았다. MLB 파이프라인은 최하 20점부터 최고 80점으로 선수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20-80 스케일’에서 심준석에게 종합 55점을 줬다. MLB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받을 만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미국 이적 후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다. 첫 해 루키 리그 FCL 파이리츠에서 단 4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3.38(8이닝 3실점)만을 기록했다. 부상 때문에 공을 제대로 던지지 못했고, 2024년에는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평가가 떨어진 심준석은 2024년 7월 31일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됐다. 시즌 종료 후 애리조나 가을리그에 파견됐으나 평균자책점 19.80(5이닝 11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에 올 시즌을 앞두고는 구단별 유망주 순위에서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 시즌 다시 루키 리그에서 등판에 나섰으나 심준석은 극도로 부진했다. 13경기 13⅓이닝 3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무너졌다. 피안타는 9개에 그쳤으나 볼넷 23개, 몸에 맞는 공 8개로 제구가 완전히 망가졌다.
이미 심준석과 동갑인 로만 앤서니(보스턴 레드삭스)와 같은 선수가 MLB에 데뷔한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 심준석이 마이너 리그 최하위 레벨인 루키 리그에 머물고, 하물며 부진하기까지 하니 마이애미도 더 기다려주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심준석이 미국으로 떠나며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서현은 지난해부터 잠재력을 터뜨릴 기미를 보였고, 올해 48경기 1승 1패 2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93으로 호투해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김서현이 방황 끝에 구위를 되찾고 지명 당시의 기대치를 보여 주는 사이, 심준석은 루키 리그에서도 헤매다가 방출의 칼날을 맞으며 두 동기의 처지가 극명히 대비되고 말았다.
‘자유의 몸’이 된 심준석의 향후 행보는 미정이다. 다만 그간의 성적을 고려했을 때 미국에서 새 팀을 찾기는 어려우리라는 평가가 다수다. 현재로서는 병역 문제 해결 후 국내 무대에서 재도전에 나서는 것이 최선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피츠버그 파이리츠 공식 X(구 트위터) 캡처, 한화 이글스 제공